[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대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굴욕이다. 일단 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사실상 끝났다. 대신 1년 후 ‘반전 대박’도 가능해 보인다.

보라스는 2024 FA 시장에서 ‘거물’을 대거 고객으로 두고 있었다. MLB닷컴 기준 FA 랭킹 3위 블레이크 스넬, 4위 코디 벨린저, 8위 조던 몽고메리, 9위 J.D. 마르티네스, 10위 맷 채프먼이 모두 보라스가 담당했다. 이외에 이정후도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초대형 계약이 줄줄이 터질 것 같았다. 막상 뚜껑을 여니 아니었다. 시장이 식었다. 모든 관심이 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 요시노부로 쏠렸다. 둘 다 LA 다저스로 갔다. 오타니가 10년 7억 달러(약 9435억원), 야마모토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381억원) 계약을 땄다.

나머지는 ‘찬물’이다. 특히 보라스의 고객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맺은 7년 1억1300만 달러(약 1523억원)가 최대 규모다.

스넬이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 달러(약 836억원)에 계약했고, 채프먼도 3년 5400만 달러(약 728억원)에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벨린저가 시카고 컵스와 3년 8000만 달러(약 1079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마르티네스는 1년 1200만 달러(약 162억원)에 뉴욕 메츠로 갔다. 가장 마지막이 몽고메리다. 27일(한국시간) 계약 합의 소식이 나왔다. 1년 2500만 달러(약 337억원)다. 2년차에 옵션이 붙었다. 최대 2년 5000만 달러(약 674억원) 계약이다.

이정후를 제외하면 합계 2억3300만 달러(약 3142억원)다. 큰 규모이기는 하다. 그러나 보라스는 스넬 한 명으로도 2억 달러(약 2697억원)를 외쳤다. 뉴욕 양키스의 6년 1억5000만 달러(약 2022억원)를 걷어찼다. ‘쪽박’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

벌어진 상황은 어쩔 수 없다. 왜 이렇게 됐는지 잘 분석해야 한다. 보라스의 전략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이 먹히지 않았다. 다시 기회는 온다. 오히려 이쪽이 더 대박일 수 있다.

2024시즌이 끝나면 후안 소토라는 ‘거물’이 FA로 풀린다. 4억 달러(약 5393억원)를 넘어 5억 달러(약 6745억원) 이야기까지 나오는 선수다. 오타니가 7억 달러의 벽을 깼기에 비슷한 규모의 계약도 가능해 보인다. 1998년 10월25일생으로 현지 기준으로 2025년에도 26세에 불과하다.

올해 ‘쓴맛’을 본 선수들도 다시 FA가 될 수 있다. 스넬, 벨린저, 채프먼 모두 2024시즌 후 옵트아웃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스는 아예 1년 계약이다. 몽고메리도 기본은 1년이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점은 걸리지만, 실력만 있다면 잭팟은 언제든 터뜨릴 수 있는 법이다. 심지어 벨린저는 2024시즌이 끝나도 29살이다. 상대적으로 소토를 제외하면 특급 FA가 없다는 점도 괜찮은 부분이다. 2025 FA 시장에서 ‘보라스의 화려한 귀환’이 이뤄질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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