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독일축구협회가 유니폼 공급 업체를 변경한 후폭풍이 거세다.

독일축구협회는 최근 2027년부터 대표팀 유니폼 스폰서를 기존 아디다스에서 나이키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7년으로 나이키는 2034년까지 독일축구협회에 매년 약 1억유로(약 1455억원)의 거액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는 천문학적인 계약 조건으로 독일축구협회의 스폰서 자격을 획득했다.

독일 내에서는 독일축구협회의 결정에 대체로 반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독일 언론 빌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참가자 45만여명 중 무려 86%가 아디다스와 계약해야 한다고 답했다. 나이키로의 ‘환승’에 찬성하는 의견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아디다스는 독일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지난 70년간 독일 대표팀은 아디다스 유니폼을 착용해왔다. 반대로 독일 유니폼은 아디다스를 상징하기도 한다.

문제는 아디다스가 제시한 조건은 나이키가 제안한 금액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독일축구협회는 훈련 시설 유지, 세금 납부 등 여러 사안으로 인해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의 등장은 독일축구협회 입장에서 단비나 다름이 없다. 재정만 생각하면 나이키의 손을 잡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애국심, 상징성 등을 고려하면 독일축구협회의 환승이 파격적인 것은 분명하다. 반대하는 축구계, 정치권 인사들도 대부분 국내 업체인 아디다스와 동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고 나이키가 제시한 금액의 절반만 후원하겠다는 아디다스를 선택하는 것도 이상하다. 아디다스가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면 독일축구협회도 스폰서 유지를 고려했겠지만, 나이키가 너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사실상 고민할 이유가 없는 수준으로 차이가 크다. 나이키와의 계약 규모는 7년 총액으로 따지면 1조182억원에 달한다. 50% 수준이면 아디다스와 함께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애국심만으로 스폰서를 결정하라고 강요하는 것 자체가 억지에 가깝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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