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2라운드 전승,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9연승’에 2라운드 전승 기록을 이어갔지만 만족할 만한 경기력이 아니다. 잦은 실수와 소통 부족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젠지의 미드라이너 ‘쵸비’ 정지훈(23)은 “승리에 도취해 안일했던 것 같다”는 말로 자신을 다잡았다. 다가올 플레이오프(PO)에 대비해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젠지는 1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롤 파크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2라운드 디플러스 기아(DK)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젠지는 9연승 질주하며 15승1패(세트득실 +25)로 PO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젠지는 1세트 DK에 주도권을 내주며 기선제압을 당했다. 절치부심해 2세트를 가져왔다. 마지막 3세트는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팽팽한 접전을 펼친 끝에 젠지가 마지막 장로 용 앞 교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어렵게 ‘패·승·승’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정규시즌 2라운드 ‘전승’ 기록도 이어갔다.

경기 후 스포츠서울과 만난 정지훈은 “경기를 하면서 2라운드를 모두 이긴 것이 ‘오히려 독이 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1세트 경우 1레벨부터 소통이 너무 안 돼 손해를 보며 시작했고 중간에 계속 끊기는 장면도 나왔다. 좀 더 수비적으로 해야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소통이 안 됐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어 “그동안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이겼기 때문에 안일해졌다고 생각한다. 경기력이 좋았다가 안일해졌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시작은 어려웠지만 승리로 장식했다. 연승, 전승 행진도 이어갔다. 사실상 정규리그 1위도 확정했다. 다만 그 과정에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정지훈은 “외부에서 볼 때는 사실상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경기로 볼 수 있지만 선수단 내부적으로는 1위라는 수치보다 플레이오프에 대비한 경기력이 더 중요하다”며 “정규리그 1위, 연승 등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다만 우리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1세트처럼 하지 않기 위해 소통 등 기본에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젠지는 PO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두 경기를 모두 패배하더라도 ‘정규리그 2위’다.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PO 준비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는 이 기간을 활용해 소통 등 팀워크를 더 잘 다듬겠다고 했다.

정지훈은 “정규시즌은 기초를 닦고 플레이오프 때는 순간적으로 집중해서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팀은 정규시즌에서 기초를 잘 쌓아왔다”며 “플레이오프 때 잘 다듬기만 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 오늘 보여줬던 소통 부족 등은 확실히 고쳐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를 돌아보고 당장 필요한 부분을 앞장서 개선한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한다. 그만큼 더 성숙해진 모습이다.

그는 “프로e스포츠 선수로서 과거에 얽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내가 현재 하고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의 올바른 자세”라며 “해이해진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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