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최근 한국·미국·중국 등 커플 매칭 예능에서 재산, 자가소유, 자차 등 ‘돈’만 바라는 ‘골빈세대’ 논란이 일고 있다.

정작 현실에서 실업률은 높은데, 취업할 생각은 없다. 연봉만 따지고 대접받기만 바라는, 말로만 ‘취업준비생’도 활개 친다. 입사후 3개월을 못 버티는 신입·이직자도 수두룩하다. 실업 급여가 비효율적으로 새어 나간다.

저소득계층의 빈곤 탈출을 지원하고,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도입된 근로장려금 악용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유튜버가 만난 남성은 근로장려금 99만원으로 생활하며 ‘백수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지원금으로 술번개, 모바일게임 현질 등으로 탕진하며, 모자란 돈은 기초생활수급으로 연명하는 일상을 보였다. 해당 인물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아 분노를 산다.

쉽게 돈 벌려다가 범죄에 휘말리는 사건도 발생한다. 지난달 28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라오스·태국 등에서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해외 취업을 가장한 사기행각이 벌어지고 있다.

동남아 ‘노예계약’의 주요 사기 수법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통해 대상을 찾아 현지로 유인 후 보이스피싱이나 투자사기 등 불법 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신고가 접수된 피해 건수는 55건으로 피해자는 총 140명이었으나, 아직 현지에 머무는 피해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욜로·딩크·파이어족, 그 결과는?

10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욜로족’은 ‘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의 줄임말로,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잘못 받아들이면 ‘대충 벌어,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벌어들이고 ‘족족’ 쓰며 즐기자’가 된다.

40대 A씨는 처음부터 욜로족이 아니었다. 30대 초반 자신을 욜로족이라고 칭한 친구 B씨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 정기저금을 하던 A씨에게 친구 B씨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아껴서 뭐 하냐. 한 번뿐인 인생을 지금 즐겨라”라며 돈을 쓰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욜로족이라던 B씨는 알뜰살뜰 결혼자금을 모아 인생을 즐기고 있다. 가스라이팅 당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결국 A씨는 소싯적 친구의 ‘지갑’이었던 걸 후회하고 있다.

결혼도 답은 아니다. ‘맞벌이 무자녀 가정’이란 뜻의 ‘딩크족’은 언제부터인가 자녀 양육비 대신 명품·외제차 등을 ‘보여주기식’ 치장에 힘주는 세대로 증가했다.

파이어족 중에서도 유튜버·비트코인·스마트스토리 사업 등의 정보만으로 퇴사를 서둘렀다가 빈털터리가 된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30대 후반 C씨는 직장에서 한창 가치를 올리던 대리 시절, 퇴사하고 카메라 한 대와 현금 300만 원을 든 채 무작정 해외로 떠났다. 그러나 일 년을 채우지 못하고 귀국했다. 그는 “당시 유튜버 수익만 보고 그들을 동경했던 것 같다”라며 “한국으로 돌아온 후 재취업하려고 하니 쉽지 않다. 괜한 욕심에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고 순리대로 인생을 개척했던 이들도 있다.

회사원 D씨는 “30대 초반에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니 정신 차려 회사에 집중하게 됐다”라며 “안정된 삶에 정착하기 위해 저축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고 큰 소득은 없지만, 아이들도 건강히 성장했고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 같다”라고 했다.

◇ 욜로 찾다 망한 경제…누구를 탓하리오

지난달 고용률은 61%였다. 취직이 어렵고 혼자 살기도 팍팍한 사회현실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이들도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혼인 건수가 최근 10년 만에 40% 감소했다. ‘결혼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33.6%에서 43.2%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저출생 현상으로 인해 인구 절벽과 경제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면, 자살률은 1만290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삶의 만족도는 6.5점으로 최하위권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 세계가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 피해를 MZ세대도 피하기 힘들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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