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하 SKT)이 해외 통신사들과 함께 AI 기술 혁신과 산업 선도를 위한 글로벌 AI 동맹을 맺었다.

SKT는 26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서 유럽·중동·아시아의 대표 통신사 CEO(최고경영자)들과 만나 AI 기술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날 최태원 SK 회장은 도이치텔레콤·이앤그룹·싱텔그룹·소프트뱅크의 CEO들과 글로벌 AI 기술 혁신과 AI 산업 생태계 선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앞서 SKT·도이치텔레콤·이앤그룹·싱텔그룹은 지난해 7월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글로벌 통신사 AI 연합체인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이하 GTAA)’를 공식 출범하고, AI 관련 기술 및 사업 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 AI 기술 혁신·산업 선도 위한 협력 체계 구축

5사(社)는 이날 오전 MWC24에서 GTAA 창립총회를 열고, AI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텔코 LLM(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본격 개발할 계획이다. 텔코 LLM은 범용 LLM보다 통신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용자 의도 파악에 강하다. 따라서 AI 콜센터(AICC) 등 다양한 통신 사업 및 서비스 영역을 AI로 전환하는데 활용도가 높다.

이를 통해 한국어·영어·일본어·독일어·아랍어 등 5개 언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합작법인은 올해 설립할 예정이다.

SKT 관계자는 “텔코 LLM이 개발되면 전 세계 통신사들이 각국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AI 에이전트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SKT는 지난 2019년 한국어 언어모델 ‘코버트(KoBERT)’를 공개했다. 이어 자체 개발한 LLM을 ‘에이닷엑스(A.X) LLM’으로 브랜딩하고, 모델 성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SKT는 이번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전 세계 약 13억 명의 고객 기반을 확보할 기회를 획득했다. 도이치텔레콤은 유럽·미국 등지에서 약 2억5000만 명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앤그룹도 중동·아시아·아프리카 지역 1억7000만 명, 싱텔그룹은 호주·인도·인도네시아 지역 7억7000만 명,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 약 4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 국경 벗는 AI 협력…GTAR 참여 확대

5사는 이날 오후 전 세계 20여 개 통신사들을 초청해 글로벌 통신사 AI 협의체인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이하 GTAR)’ 행사를 열고, AI 기술 확보 및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 GTAA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SKT는 현장에 참석한 글로벌 통신사들에게 텔코 LLM을 선보였다. 데모 버전으로 준비한 LLM을 직접 시연하는 등 통신사 특화 LLM의 기술적 특징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통신사들이 공통으로 구축해야 할 원칙과 체계 수립을 위한 고민 해결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건의했다.

앞으로 5사는 통신사들의 AI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AI 생태계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GTAR 행사를 정기 운영하고, 전 세계 글로벌 통신사들을 초청하기로 합의했다.

유영상 SKT 사장은 “합작법인을 기반으로 GTAA를 확장해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전 세계 13억 통신 가입자가 통신사 특화 LLM을 통해 새로운 AI 경험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네맛 도이치텔레콤 기술혁신담당·이사는 “독일에서는 월 10만 건 이상의 고객 서비스 대화가 생성형 AI를 통해 처리될 만큼 AI가 고객과 챗봇 간 대화를 개인화하고 있다”며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유럽과 아시아를 더욱 가까워지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데나 알만수리 이앤그룹 AI&데이터 최고책임자는 “텔코 LLM은 고객 지원을 손쉽게 하고 개인화된 추천을 가능하게 하는 등 기업이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혁신할 것”이라며 “GTAA를 통해 통신을 혁신할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콴 문 위엔 싱텔 그룹 CEO는 “텔코 LLM은 챗봇 기능을 크게 확장해 고객의 기술적 문의에 적절한 답을 하는 등 복잡한 고객 문제를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통신 업계가 AI 개발 협력에 뜻을 모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히데유키 츠쿠다 소프트뱅크 부사장·CTO(기술혁신부문장)는 “GTAA와 같은 강력한 동맹을 통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혁신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며,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술 혁신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전 세계 커뮤니티에 원활한 연결성과 무한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통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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