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종로=김민규기자] “‘퍼펙트’는 멘탈·승부욕이 워낙 강한 선수다.”

선수 육성·발굴에 진심이다. 그동안 LoL을 비롯해 다양한 종목 선수를 발굴하면서 명장(名將)의 길을 걸어왔다.

LoL 선수만 보더라도 ‘칸’ 김동하 ‘비디디’ 곽보성 ‘커즈’ 문우찬 ‘케리아’ 류민석 ‘라스칼’ 김광희 등 면면이 대단하다. KT 롤스터 사령탑 ‘히라이’ 강동훈(42) 감독 얘기다.

강 감독은 늘 선수 발굴, 육성이란 말보다 ‘인연’이라고 강조한다. 올해는 신예 ‘퍼펙트’ 이승민과 진심 가득한 인연을 만들었다.

KT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롤 파크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 1주차 디플러스 기아와의 경기에서 긴 승부 끝에 ‘패·승·승’ 세트스코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2세트는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끈질기게 추격하며 45분간 혈투 끝에 승리를 쟁취했고, 3세트 이승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강 감독은 “이겨서 기분 좋다. 아직 경기력을 만들어가는 초기 단계라 흔들릴 수 있지만 선수들이 경기에서 더 잘해준 부분들이 있어 긍정적”이라며 “팀마다 메타 해석이 다르다. 이 부분은 선수들에게 ‘아직 데이터가 많이 쌓이기 전이어서 직접 경기에서 부딪혀보고 배우라’고 했다. 승패를 떠나 이런 부분에서 고무적이다. 중간중간 부족한 점이 있었는데 앞으로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베테랑들이 막내를 다독이며 ‘원팀’으로 승리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올시즌 이 모습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 감독은 “가장 좋았던 것은 불리한 상황에서, 막내 (이)승민이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형들이 ‘괜찮다, 이길 수 있다, 우리가 이겨줄게’라고 다독이며 ‘원팀’으로 경기를 풀어나간 것”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분위기를 일년 내내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이승민이 들었다 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승민은 2세트에서 맥없이 무너지며 신인의 한계를 보이는가 싶더니 3세트 슈퍼플레이를 연이어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강 감독은 “(이)승민이는 워낙 승부욕이 강하다. 연습 때도 자기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을 많이 하는 친구”라며 “그래서 2세트가 끝나고 난 후 ‘오늘만큼은 이렇게 해도 이기기 때문에 더 잘하지 않아도 된다. 할 수 있는 최선만 다하라’고 얘기했다. 본인이 원하는 챔피언도 골라주고 계속해서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했고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승민은 강 감독이 올해 기대를 거는 최대 유망주다. 신인이지만 강심장과 승부욕, 멘탈 만큼은 베테랑을 넘어선다.

그는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 승민이가 성장하려면 더 얻어맞고, 더 많이 죽기도 하고 부딪히며 경험해야 한다. 오늘도 자기 발전에 좋은 경험, 공부가 됐을 것”이라며 “연습 때 100번 죽는 것보다 실전에서 1번 죽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된다. 2세트 경기를 통해서 다음 경기에선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믿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연습과정에서 승민이를 정말 강하게 키웠다.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연습을 하다 보니 멘탈도 강해진 것 같다”며 “신인 답지 않은 노련하고 과감한 플레이가 강점이다. 물론 팀 경기를 많이 안 해봤기에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점도 있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다.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씩 해 나가면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T1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조한 것이 절대 스프링 순위에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마지막 큰 경기에서 우리가 웃어야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잘 만들어야 한다. 아직 만들어가는 단계라서 부딪혀보면서 배울 수 있는 건 또 배우고 도전해 볼 생각이다. 나중에 더 강한 팀이 될 수 있게 좋은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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