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늘 받는 연락들이 있다. “어디 가서 운동할 시간은 잘 안 나고…, 혹시 집에서 좀 할 수 있는 운동 없을까?”라는 지인들의 연락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께서도 아직 어딘가에 적을 두고 정기적으로 호신술을 익히거나 운동을 할 여건은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정기적으로 어딘가에서 배우시는 분들은 이 글보다 훨씬 더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며 배우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집에서만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분들을 위해 ‘손아귀힘(악력)’과 ‘코어’를 동시에 단련할 수 있는 독특한 운동을 소개한다.

지난 칼럼에서 ‘주먹에서 벗어나라’고 한 것, 기억하는지. 악력을 키우면 펀칭 파워도 좋아지지만 말그대로 뭔가를 움켜쥐는 힘이 강해진다. ‘때리려고 하지 말고 살점을 뜯어버릴 듯 움켜쥐어라’고 하면 너무 잔인해 보이는가? 하지만, 이만큼 방어적인 측면에서나 공격적인 측면에서 좋은 무기가 없다. 오늘 소개할 운동으로 강력한 무기 하나를 장착해보자.

첫번째 소개할 운동은 ‘추감기’ 흔히 ‘리스트롤러’라고 하는 기구를 사용하는 운동이다. 이는 ‘이소룡’이 즐겨했던 운동으로도 유명하다.

준비해야 할 것은 30cm 정도 되는 나무 막대, 노끈, 그리고 작은 바벨에 사용하는 원판추다. 무게는 1kg, 3kg, 5kg 정도 준비하면 되는데 이는 난이도를 올리기 위한 것인 만큼 처음에는 가벼운 것 하나만 있어도 된다. 보통 여성은 3kg, 남성의 경우 5kg을 추천한다. 원판 대신 2리터 패트 물병이나 벽돌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준비됐으면 나무 막대 가운데 구멍을 뚫고 줄을 묶은 후 자신의 어깨높이 정도 줄을 늘어뜨린다. 그리고 그 줄 끝에 원판을 연결하면 된다.

운동 방법은 원판을 바닥에 늘어뜨린 후 나무 막대를 잡고 팔을 어깨 높이에서 쭉 뻗은 후 양 손목을 번갈아 돌려 줄을 끝까지 감아올리면 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어깨를 최대한 귀에서 멀리 떨어뜨리고 팔꿈치를 구부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다치기 쉬운 어깨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추의 무게를 등→코어→하체로 감당하는 신체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감는 방향은 손을 펴서 엄지손가락에 나무막대를 건 뒤에 주먹을 쥐어가는 방향이다.

반대 방향으로 감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전완근(팔뚝근육)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면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주먹으로 상대를 공격할 때의 팔구조를 만드는 방법으로 단련도 해야 하므로 앞서 설명한 방향으로 한다.

무게를 처음부터 무겁게 할 필요는 없다. 필요 이상으로 무겁게 하면 팔꿈치나 어깨, 혹은 허리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적은 무게부터 시작해 20번을 감을 수 있으면 그다음 무게에 도전해보자.

두번째 소개할 운동은 ‘불가리안백’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할 수 있는 ‘스윙’이라는 동작이다. 일단 불가리안백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가죽백에 내용물이 채워져 있는 형태로 8~12kg 정도면 충분하다. 이 도구와 운동방법은 미국 레슬링 국가대표 코치를 하고 있는 분이 직접 만들었다. 신체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레슬링. 거기서 파생된 운동이라니 그 강도가 이미 예상될 것이다.

초승달처럼 휘어있는 모양에서 양쪽끝이 손잡이다. 이 각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고 발을 어깨너비 정도로 넓혀서 선다. 이제 놀이동산의 바이킹을 한 번 떠올려보자. 그 바이킹의 움직임을 불가리안백으로 하면 된다. 천천히 좌우로 팔을 왔다갔다 하며 불가리안백에 가속을 붙이자. 그리고 점점 더 올려서 어깨높이가 될 때까지 양쪽으로 흔든다.

여기서 중요한 기술 한가지. 불가리안백을 흔들기 시작한 시점부터 원심력이 생겨서 백이 멀리 던져질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이 원심력을 버티기 위해 골반을 백이 향하는 방향의 반대방향으로 보낸다. 마치 줄다리기를 할 때 상대편에게 안 끌려가기 위해 버티듯 골반부터 상체까지 전부 백과는 반대방향으로 보내야 한다.(이를 업계용어로는 카운터밸런스라고 한다)

속도가 점점 올라가면 원심력 덕분에 처음에 들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무게가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겨우 12kg?’라고 생각하며 더 무거운 백을 구입한 분들이 바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양쪽 어깨 높이로 좌우로 흔들다보면 어느새 악력이 소진되서 백을 놓칠 것 같은 감각이 온다. 악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때 더 버텨야 한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악력을 쥐어짜낸 뒤 휴식을 취하자.

영상을 참고해 꾸준히 운동을 하다보면 어느새 뭔가를 쥘 때 힘이 단단하게 들어가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남성분들은 이전과는 다른 팔뚝 두께를 가지게 될 것이다. 신체 말단부가 튼튼해지고 힘을 강하게 쓸 수 있게 되면 혈관 등 신체 내부의 순환계도 좋아진다. 자연스럽게 코어가 튼튼해지는 것은 덤.

이제 이렇게 강해진 악력을 어떻게 호신술로 활용할 것인가. 내 신체나 옷 등을 잡은 상대의 손을 뜯어내고, 굳이 급소가 아니더라도 상대의 살, 근육 등을 강하게 잡을(꼬집을) 수 있다. 얼굴 가죽이나 목 등을 잡으면 정말로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성룡의 영화 ‘취권’의 한 장면. 주인공인 성룡은 손아귀힘, 정확하게는 엄지와 검지로 움켜쥐는 힘을 강하게 하기 위해 호두를 계속 깨면서 훈련했다. 영화의 마지막 싸움에서 성룡은 상대의…. 결과는 직접 확인해보시길.

노경열 JKD KOREA 정무절권도 대한민국 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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