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올해를 마감하는 12월, 할리우드 영화·드라마 관련 시상식이 차례로 열리고 있다.

내년 81회 골든글러브 어워즈(1월7일)와 75회 에미상(1월15일)을 거쳐 3월이 되면 아카데미 시상식이 그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오스카의 주인공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에 오르게 되는데, 3월 10일 LA 돌비극장에서 가장 주목받을 작품으로 넷플릭스 공개영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이 첫손에 꼽힌다.

지휘자이며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브래들리 쿠퍼가 감독과 주연, 그리고 각본까지 맡으며 화제를 끌었다.

이번 영화에서 브래들리 쿠퍼는 번스타인의 젊은 시절부터 70대 역할까지 소화해냈다. 여기엔 배우의 열연과 함께 할리우드 특수분장의 기술력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브래들리 쿠퍼는 나이별로 5단계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때마다 주름과 함께 특수가발이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준다. 할리우드 최고의 ‘금손’으로 명성이 자자한 다이애나 최의 손길을 거쳤기 때문이다.

영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이 주목받으며, 다이애나 최 역시 오스카를 노린다.

그는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카즈 히로의 분장팀에 헤어스페셜리스트로 참여해 제90회 아카데미에서 ‘다키스트 아워’를 포함, 이미 3차례 오스카를 품은 바 있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까지 포함하면 13편에 달하는 영화가 그의 손길을 거쳤다.

1999년 릭 베이커 스튜디오에서 할리우드에 입성한 다이애나 최는 그동안 그린치, X맨, 울프맨, 맨인블랙2, 아이언맨3,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져, 배트맨 등 200편 이상의 영화, 드라마 작업을 했다.

CG기술이 발전해도 헤어와 같은 특수분장엔 여전히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고, 늘 그곳에 다이애나 최가 있었다. 그는 현재 할리우드 배우들이 먼저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전문가다. 업계에서 연락을 취하는 ‘1순위’라는 평판이다.

그의 활약상이 알려지며 국내 영화작업에도 동참할 기회가 생겼다. ‘공작’(감독 윤종빈), ‘천박사’(감독 김성식), ‘전란’(감독 박찬욱)에 힘을 보탰다. 그뿐 아니라 국내를 찾은 김에, 후배 양성을 위해 동국대·세종대·정화예술대에서 특강도 진행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다이애나 최는 자신의 일에 대해 “헤어는 모든 메이크업의 최종 작업이다. 사람과 특수 크리처 모두 가장 마지막에 작업을 들어간다. 메이크업 완성을 위한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다. 헤어가 캐릭터의 마지막을 완성하기 때문이다. 메이크업 전제작업의 1/3을 헤어가 차지한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처럼 할리우드에서도 특수헤어는 희소가치가 높다. 특히 헤어스페셜리스트는 극소수라 매우 전문적이다.

다이애나 최는 영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을 통해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손사래 친다. 오히려 “내 작품에 만족한 적이 없다. 매번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 만족하지 않는다.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뿐”이라고 겸손을 표시했다.

하지만 다이애나 최는 미국 영화와 드라마 산업계에서 쉽지 않은 길을 개척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가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않는 한, 그의 커리어는 앞으로도 꾸준히 쌓여갈 듯하다. 마에스트로의 기본 자질이 자신에 대한 불만족이라 그렇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