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이예원(20·KB금융그룹)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3승을 따냈고, 상금(14억2481만7530원) 최저타수(70.70타) 1위에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지난해 ‘무관의 신인왕’으로 불렸는데 1년 만에 국내 여자골프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덕분에 세계랭킹도 34위까지 올랐다. 세계랭킹 34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일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위치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KLPGA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랭킹 시스템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KLPGA가 지난 18일 발표한 K랭킹에는 이예원이 장기 집권하던 박민지(25·NH투자증권)를 끌어내리고 1위로 올라섰다.

박민지는 134주간 K랭킹 부동의 1위를 유지했는데, 2년7개월여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올 한해 이예원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즌을 시작할 때는 8위였던 이예원은 4월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우승으로 4위로 올라섰고 8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제패로 2위가 된 이후 줄곧 박민지를 추격하다 연말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한화 클래식 챔피언 김수지가 3위, 다승왕 임진희는 4위에 올랐다.

정상 등극에 성공한 이예원이 박민지의 최장기 집권 기록을 갈아치울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KLPGA투어에서 견고함과 꾸준함을 증명한 터라 내년에는 LPGA투어 등 해외투어 경험을 쌓을 가능성이 생겼다.

K랭킹은 KLPGA투어와 드림, 점프투어 성적을 토대로 순위를 결정하므로, 해외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도 반영되지 않는다. 박민지 또한 절치부심했고, 김수지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아 거센 도전을 받을 전망이다.

연말을 가족과 보내고 있는 이예원은 내년 1월 호주 시드니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2개월가량 강도 높은 훈련으로 스윙과 퍼팅 견고함을 다질 계획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예원이 호주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보유한 가상화폐를 현금화할 것인지에 눈길이 쏠린다는 것이다.

이예원은 지난 11월 부산 해운대비치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위믹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상금으로 가상화폐인 25만 위믹스를 받았다. 당시 1위 믹스가치는 2300~2400원 선이었는데, 최근 4000원대로 폭등했다. 가상화폐이지만, 우승상금으로 6억원가량 받은 게 한 달여 만에 12억원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위믹스 개당 가격이 700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예원뿐만 아니라 위메이드 측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저래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게 맞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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