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국가를 대표해서 참가한다는 것을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대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개인종목인 골프는 국가대항전이 드물다.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정도가 가장 큰 규모로 열린다. 우승하면 자국 국기를 게양하므로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독사진’을 찍는 여느 골프대회와 다른 모습의 세리머니가 펼쳐진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통산 6승을 따낸 ‘작은거인’ 이다연(26·메디힐)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국가대항전 특유의 긴장감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다연은 인도네시아 폰독 골프코스에서 21일 개막하는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총상금 75만달러)에 한국 대표 자격으로 참가했다.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은 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AGLF)가 주관하는 국가대항전 성격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골프대회다.

이벤트 대회여서 국가대항전이라는 수식어를 불편하게 여기는 곳도 있지만, 아시아, 특히 개발도상국 여자골프 활성화를 위해 창설한 대회여서 아·태지역 톱클래스 선수가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소녀 골퍼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대회에 출전하는 이다연은 “올해 처음 참가하는데 여러나라 선수와 플레이할 수 있는 경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국가를 대표해 나올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이 대회가 열려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절친’인 이소영(롯데)과 팀을 이뤄 단체전에도 임하는 이다연은 “개인전도 있지만, 단체전도 있으므로 함께 경기하는 선수와 호흡을 맞춰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며 단체전 우승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초대 대회에서 이보미-유소연이 단체전 우승을 일궈냈다. 올해는 단체전 2연패와 개인전 우승 등 석권을 노린다.

때문에 한국은 이다연과 이소영뿐만 아니라 김민별 황유민 김민솔 안신애 등 KLPGA투어와 아마추어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2022년) 출신인 아타야 티띠꾼을 포함해 자라비 분찬트 등 태국 대표와 하타오카 나사로 대표되는 일본, 초대 개인전 챔피언인 프린세스 메리 슈페랄이 버티는 필리핀 등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슈페랄은 “지난해는 정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는데, 때문에 우승한 뒤 충격과 감동이 컸던 것 같다. 이 대회 우승으로 내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올해도 똑같이 내 경기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올해는 팀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대회 출전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티띠꾼은 “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결과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담을 느끼는 것보다 올해 치르는 마지막 대회인만큼 팀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남다른 ‘멘탈’을 과시했다.

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이 코스에서 플레이했는데, 당시 기억이 또렷하다. 프로로 처음 오는 것이므로 내 플레이를 오롯이 펼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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