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아직은 이벤트 대회이지만, 규모가 상당하다. 2023년 마지막 여자골프 대회가 21일부터 사흘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국가대항전 형태로 열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자골프 활성화를 꾀하는 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AGLF)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시몬느 아시아 퍼시픽컵을 개최한다. 자카르타 명문클럽인 폰독인다 골프클럽(파72·6906야드)에서 총상금 75만달러를 걸고 한국을 포함한 세계 16개국 선수를 선발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리는 여자골프대회인만큼 골프팬의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개인전(총상금 55만달러)은 54홀 스트로크, 단체전(총상금 20만달러)은 참가국별 두 명이 한 팀을 이뤄 이들의 스코어를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다.

개인전을 잘 치러야 단체전 우승 가능성이 생기는만큼 불꽃튀는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초대 대회에서는 필리핀의 프린세스 메리 슈페랄이 개인전, 한국의 이보미와 유소연이 단체전 우승을 각각 차지했다.

올해도 출전선수 면면이 화려하다. 개인전뿐만 아니라 단체전 또한 접전을 예상하는 이유다. 특히 한국과 태국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시드 5개를 확보한 한국은 내친김에 2관왕을 노린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김민별(19·하이트진로)과 ‘돌격대장’ 황유민(20·롯데)이 팀을 꾸렸다. KLPGA투어에서 갈고닦은 기량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제들과 경기에 쏟아붓는다는 각오다.

이다연(메디힐)과 이소영(롯데·이상 26)도 ‘절친 케미’를 앞세워 우승에 도전한다. 특히 이소영은 ‘홀수해 무승 징크스’를 이벤트 대회에서라도 깨뜨리겠다는 집념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재기 신호탄을 쏜 임희정(23·두산건설)과 5년 만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복귀를 확정한 안신애(33)도 정소이, 백규정과 짝을 이뤄 골프팬을 만난다.

여자골프 활성화와 유망주 발굴이라는 대회 취지에 걸맞은 후보도 있다. 아마추어 최강자로 꼽히는 김민솔(17)과 중학생인데도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오른 이효송(15)도 출전한다.

강력한 라이벌은 태국이다.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아타야 티띠꾼을 필두로 자라비 분찬트,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에일라 갤리츠키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흥미로운 볼거리는 또 있다. 티띠꾼과 임희정, 필리핀의 비앙카 파그단가난 등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맞대결한 경험이 있다.

5년 만에 리턴매치가 펼쳐지는 셈인데, 당시에는 파그단가난이 개인전 동메달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필리핀은 파그단가난과 이 대회 디펜딩챔피언인 슈페랄이 한 팀으로 출전해 개인·단체 2관왕에 도전한다. 복병이 될 수 있다.

일본도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LPGA투어 통산 6승을 따낸 하타오카 나사를 축으로 니시히타 모에카, 다카노 아이히, 바바 사키와 등이 출격한다. 한·일 자존심 대결뿐만 아니라 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티띠군과 나사의 경쟁도 예고 돼 흥미를 끌 요소가 다양한 대회다.

최근 끝난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수석을 차지한 호주 교포 로빈 최도 이번 대회를 통해 팬을 만난다. 로빈 최는 2016년 제주 오라CC에서 열린 퀸시리키트컵에서 호주의 단체전 준우승을 견인했다. 당시 대회는 한국이 우승했는데, 최혜진 이가영 박현경 등이 대표로 출전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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