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함상범 기자]배우 이광수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음을 파생하는 능력은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사실상 대항마가 없다. 어떤 현장에서 누구와 호흡을 맞추든 강렬한 웃음이 만들어진다. 모든 PD들이 꼭 한번 하고 싶은 예능형 배우다.

그런 그가 사석에서도 자주 함께하는 친구들과 뭉쳤다. 배우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이다. 이광수를 친형처럼 따르다 못해 같이 장난치는 김우빈과 형들을 뒷바라지하는 도경수, 형으로 푸근하면서도 어딘가 동생 같기도 한 김기방이 이광수를 중심으로 뭉쳤다. 농촌에서다.

나영석 PD가 기획하고 하무성 PD가 연출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이하 ‘콩콩팥팥’)는 tvN ‘삼시세끼’를 비롯해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의 ‘출장 십오야’ 등에서 나영석 PD와 작업한 바 있는 이광수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김우빈을 비롯한 네 사람과 함께 있다가 나영석 PD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작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연진과 제작진을 잇는 연결고리였다는 자신감이 있어서였을까, 실제 성격은 수줍음을 잘 타기로 유명한 이광수는 1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콩콩팥팥’ 제작발표회 포토타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연스러운 포즈는 물론, tvN이 적힌 단상을 이용해서도 재밌는 사진을 만들어냈다. MC 박경림이 ‘영농 후계자 포즈’를 요청했을 때, 자연스럽게 땀을 닦는 얼굴을 만들어 큰 웃음을 자아냈다. 덕분에 김우빈과 도경수, 김기방 모두 재기발랄한 포즈를 남기며 미소를 이끌었다. 포토타임 후반부에는 모두 손을 잡고 점프 하는 모습으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아울러 이날 이광수의 활약상은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가장 재밌는 건 역시 이광수가 당황하는 모습이다. 그 시초는 나영석 PD부터 출발한다.

이날 나 PD는 “솔직히 말하면 광수가 어느 날 ‘친한 친구들이 있는데 뭐하나 할 거 없어요?’라고 제안했다. 이광수와 작업을 해보니 능력치도 뛰어나고 인성도 좋다. 그 분의 친구라고 해서 흔쾌히 하자고 했다. 이 네 명의 케미스트리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여름 방학 동안 시골에 가서 농사짓는 프로그램을 찍었다. 그만큼 재밌게 나왔다고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 친구 네 명이 실제 농사를 지으며 땀을 흘리는 중에 쉼 없이 장난치고 웃고 떠들고 다투다 화해하는 프로그램이다. 이광수 외에 예능에서 잘 볼 수 없었던 김우빈과 도경수의 진짜 얼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취재진은 이광수를 향해 여러 의혹이 섞인 질문을 던졌다. 그 중 하나가 “왜 나영석 PD였냐”는 것. 조효진 PD를 비롯해 다양한 PD와 호흡을 맞췄음에도 왜 나영석 PD에게 전화를 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광수는 “이 질문을 패스할 수 있냐”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박경림은 “답을 해야 한다”고 단호히 대처했다. 객석에선 웃음이 나왔다.

이광수는 “먼저 정말 많은 은혜를 입은 가족 같은 조효진 PD님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경림은 “그건 따로 가서 하시고, 왜 나영석이었냐를 대답해라”라고 했다.

잠시 멈칫한 이광수는 “저와 작업해본 PD님들은 제가 뭘 재밌게 하는지 잘 알고, 저도 그 PD님이 원하는지 잘 안다. 그것도 좋지만, 뭔가 나 PD님과 새로운 그림을 새로운 분들과 보여드리는 게 어떨까 싶었다”며 “저희 모두 나영석 PD님을 좋아했다. 저희끼리 대화하는 중에 나영석 PD님이 나왔다. 저희의 편한 모습을 잘 편집해주실 거란 믿음이 있었다. 혼자만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수습했다.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질문이 있었다. “tvN ‘어쩌다 사장2’에서 이미 김우빈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데 새로운 예능을 만든 건 뭐 때문인가라는 것”이다. 조인성과 차태현 등이 있는 모임에서 따로 빼서 예능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예리함이 섞여 있다.

이광수는 “태현이형이나 인성이형 모두 친하고 좋아하는 형들이다. 하지만 ‘어쩌다 사장2’에서는 숨통을 조이는 게 있었다. 형들의 눈치를 안 봤다면 거짓말이다. ‘콩콩팥팥’에서는 정말 자유롭고 편안했다. 여행하러 온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어딘가 함정에 빠진 듯한 인상이었다.

김우빈이 놓치지 않았다. 그는 “태현이형과 인성이형도 정말 가까운 사이인데, 광수형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 몰랐다”면서 짓궂은 말을 던졌다. 그러자 이광수는 황급히 마이크를 잡더니 “기분 좋은 숨통 조임?”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만들었다.

이날 막내 도경수는 형들로부터 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전해졌다. 특히 김우빈은 “‘우리 경수가 이렇게 귀여웠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고 사랑스럽게 바라보기도 했다.

이에 따뜻한 형들의 사랑이 있는 현장에서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소회를 묻는 것에 도경수는 뜬금없이 이광수를 저격했다. 도경수는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다. 그런데 ‘광수형이랑 동갑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은 했다, 내가 동생인 게 억울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말을 들은 이광수는 “동갑이면 뭐?”, “달라져?”, ‘허~ 참’ 등의 구시렁대는 리액션을 보여 후반부까지 웃음을 책임졌다. 뒤늦게 “어차피 형동생은 바뀌지 않는다. 좋은 동생들과 행복하게 여행했다”며 수습하는 장면조차 다소 애처로워 보여 웃음으로 연결됐다.

이렇듯 연예계 ‘찐친’ 네 이 모여 농사짓는 ‘콩콩팥팥’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추구한다. 이들의 평소 모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제작진은 최소 인원으로 꾸렸다. 작가와 PD 도합 네 명이다. 다큐멘터리에서 주로 활용하는 캠코더를 주요 카메라로 활용하며, 자막도 KBS ‘동행’과 닮았다. 해석이 담기지 않은 대화 내용이 그대로 자막으로 달린다.

나영석 PD는 “저희가 가진 테마는 홈비디오다. 이들의 뜨거운 여름을, 그리고 주말농장을 홈비디오처럼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며 “농사도 먹는 것도 아닌 네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한편, ‘콩콩팥팥’은 오는 1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