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상황은 다르지만 운명의 한판 대결이다. 포항 스틸러스의 추격을 받으며 K리그1 선두를 달리는 울산 현대와 파이널A행 탑승을 노리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울산과 인천은 8일 오후 3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하나원큐 K리그1 2023’ 33라운드에서 격돌한다.

울산과 포항, 광주FC, 대구FC까지 현재 리그 1~4위 팀이 파이널A행을 확정한 가운데 5위 FC서울(승점 47·55골)과 6위 인천(승점 47·38골), 7위 전북 현대(승점 46·37골)가 최종 라운드에서 남은 두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서울과 전북이 외나무 다리 승부를 펼치는 가운데 인천은 울산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인천은 비기기만 해도 파이널A에 오를 수 있는데, 울산이란 강적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지난 7월12일 원정 경기에서 울산은 2-1로 잡은 적이 있다. 또 최근 공식전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반면 울산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단 1승(3무1패)에 그쳤고, 주중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에서도 0-1로 져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승점 66으로 리그 선두를 굳건히하나, 2위 포항(승점 58)과 8점 차.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5점 차로 좁혀진 채 파이널 라운드를 맞이할 수 있는 만큼 승리가 절실하다.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주중 가와사키전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돼 체력을 비축한 토종 스트라이커 주민규를 원톱에 두고 장시영(U-22)~이동경~이청용~루빅손을 2선에 배치했다. 허리는 김성준이 책임진다. 포백은 이명재~김기희~정승현~김태환이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킨다.

홍 감독은 “가와사키전 결과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다만 선수들의 폼이나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방향성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시작이 인천전”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국가대표 공격수 마틴 아담을 출전 명단에서 제외한 것엔 “지난달 28일 출산했다. 그때 (헝가리에) 가서 아이를 보고 싶어했는데 일정이 타이트했다. 주민규가 경고 누적으로 이번 경기에 못 뛰면 출전하고 내일 (헝가리)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했는데, 주민규가 뛰게 됐다. 그래서 일본 일정 직후 헝가리에 가도록 배려했다”고 밝혔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김보섭~무고사~박승호를 공격진에 뒀다. 김도혁과 이명주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고 정동윤과 김준엽이 좌우 윙백을 맡는다. 오반석~김동민~김연수가 최후방 스리백을 책임진다. 골문은 김동헌이 지킨다. 에르난데스, 제르소, 음포쿠는 벤치에서 대기한다. 인천은 지난 울산 원정 승리 때도 이들을 후반에 투입해 효력을 본 적이 있다.

조 감독은 “외인을 뒤로 빼는 것을 두고 팬이나 언론 다 분석이 가능하지만 이들을 쉽게 저지할 수 없을 것이다. 에르난데스가 제르소나 분석해도 잘하는 게 있다”며 “울산도 위기의식을 느끼기에 선제 실점하지 않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령탑 모두 전날 일본을 꺾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남자 축구대표팀 ‘황선홍호’에 합류했던 소속팀 선수를 축하했다. 엄원상과 와일드카드로 설영우를 차출한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맡고 동메달을 따낸 적이 있고, 2012년 런던올림픽 때도 사령탑을 맡아 한국 축구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안긴 적이 있다. 그는 “원상이랑 영우 아직 연락이 안 왔다”고 웃더니 “원상이는 부상이 심하지 않다고 들었다. 둘 다 금메달을 못 땄으면 정신적 충격이 컸을텐데 따낸 만큼 와서 더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골키퍼 민성준을 차출했던 조 감독은 “경기 직후 성준이는 물론 황선홍 감독에게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국민적 관심이 컸고 한일전 최근 상대 전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겼다”면서 “인천은 김동헌과 이태희가 입대로 자리를 비우는데, 성준이가 병역 혜택과 더불어 자신감을 품었으니 더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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