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포항=황혜정기자] “우리(삼성)도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삼성라이온즈가 포수 강민호(38)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KIA타이거즈에 9회말 짜릿한 7-6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2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 6회초 역전을 허용했지만, 9회말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끝내기 안타로 7-6 재역전승하며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9회말 1사 만루에서 내야수 류지혁이 좌전 2타점 적시타로 6-6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사 만루에서 포수 강민호가 절묘하게 떨어지는 중전 적시타로 7-6 끝내기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끝내기 상황을 돌아보며 “앞에서 호세 피렐라가 해결해주길 바랐는데 안 됐다. 아쉽다는 생각과 함께 이 기회에 타점을 내기 위해 조금더 집중을 했다”고 했다.

강민호는 “2사 만루라 장타보다는 단타 하나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배트 중심에만 맞추자는 생각을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미소 지었다.

앞서 외야수 피렐라가 6-6 동점이던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으나 1루수 플라이아웃으로 허무하게 돌아섰다. 2사 만루라는 상황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강민호는 “타자 입장에선 ‘2사’가 더 편하다. 어차피 ‘1사’일 때 못 끝냈기 때문에 ‘2사’일 때 못 쳐도 ‘1사’에서 못 끝낸 타자가 욕 먹기 마련이다. 그래서 마음이 조금 더 편안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날 강민호는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체력안배 차원이었다. 그러나 삼성 박진만 감독은 8회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오자 강민호를 대타로 내보냈다.

8회말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4-5까지 따라붙는 소중한 점수를 뽑아냈다.

그리고 강민호는 9회말 다시 돌아온 타석에선 경기의 종지부를 찍었다. 2사 만루에서 강민호는 KIA 윤중현의 시속 140㎞ 속구를 받아쳐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다. 이날 성적은 1타수 1안타 2타점이다.

앞서 8회 한 점 따라붙었으나, 9회초 수비 실책이 연달아 나오며 1실점했다. 강민호는 “잘 쫓아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실책이 나오며 ‘오늘 경기 쉽지 않겠구나’ 했다”고 털어놨다.

강민호는 “그래도 우리팀이 후반기에 힘이 붙었다고 생각했다. 따라가서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래서 오늘 쫓아가는 힘을 보여준 것 자체가 후반기에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삼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렇지만 후배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강민호는 “불펜진이 조금 더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오승환, 우규민 형이 나이가 많은데도 어떻게서든 버티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막연하게 ‘올해는 안 된다. 내년을 준비하자’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포항제철중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를 나온 ‘포항의 아들’ 강민호는 “포항야구장에서 추억이 많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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