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태희혜교지현이’의 뒤를 잇는 MZ트로이카의 시대가 왔다.

‘태희혜교지현이’는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데뷔한 1980~1982년생 여배우 김태희(43), 송혜교(42), 전지현(42)을 부르는 애칭이다.

데뷔 직후부터 빼어난 미모로 조명받은 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 각종 광고모델을 섭렵하며 20년간 방송가를 쥐락펴락하는 톱스타 여배우 트로이카로 각광 받았다. 지난 2009년 MBC가 이들의 이름을 딴 ‘태희혜교지현이’라는 시트콤을 내놓을 만큼 시대를 풍미했다.

‘태희혜교지현이’의 위상은 여전하지만 이들을 맹추격하는 MZ세대 여배우 트로이카 군단 ‘태리소희지연이’가 맹활약을 펼치면서 서서히 세대교체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태리소희지연이’는 1990~1994년 태생인 배우 김태리(33), 한소희(29), 임지연(33)이다. 세 사람 모두 미모와 연기력이 절정에 올라 새로운 트로이카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이름까지 원조와 비슷하다.

2014년 CF모델로 데뷔한 김태리는 탄탄한 연기력과 성형흔적 없는 자연스러운 마스크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파격적인 노출연기로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이름을 알리며 김태리 시대를 예고했다.

‘아가씨’의 잔상이 너무 강해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차기작인 영화 ‘1987’(2017)에서는 시대의 아픔을 목격한 여대생 연희 역을, ‘리틀포레스트’(2018)에서는 취업준비를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직접 땅을 일구고 음식을 만드는 20대 혜원 역으로 ‘소포모어 징크스’ 없이 연착륙에 성공했다.

이어 tvN ‘미스터 션샤인’(2018), ‘스물다섯 스물하나’(2022)로 독보적인 연기력을 뽐내며 차세대를 이끌 여배우 트로이카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김태리는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악귀’에서 악귀에 씌인 취업준비생 구산영으로 분해 평범한 20대 여성과 섬뜩한 악귀사이를 오가는 연기로 ‘천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독보적인 외모가 돋보이는 한소희는 지금 연예계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꼽힌다. 차기작 대본만 받아도, 지인과 SNS에 올린 사진이 비슷해도, 뮤직비디오를 촬영해도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중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태희혜교지현이’ 중 한 명인 송혜교와 드라마 ‘자백의 시간’을 촬영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된 인연도 있다.

2017년 SBS 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한소희는 같은 해 MBC 드라마 ‘돈꽃’, 이듬해 tvN ‘백일의 낭군님’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인지도를 높였다. 2020년 JTBC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불륜녀’ 여다경 캐릭터로 주인공 지선우 역의 김희애에게도 밀리지 않는 몰입도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한소희라는 배우를 각인시켰다.

이후 부모의 ‘빚투논란’에 휘말렸지만 이혼한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모시며 생활한 과거가 밝혀지며 오히려 ‘호감배우’로 자리잡았다.

한소희가 차기작에서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그는 홍자매의 신작 ‘이 사랑 통역 되나요?’와 판타지액션물 ‘돗가비’ 출연제의를 받았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는 남자주인공으로 김선호가 거론돼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두 사람은 앞서 2018년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가수 방탄소년단 정국의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줄 그의 모습도 관심사다. 그는 방탄소년단 정국의 솔로 데뷔곡 ‘세븐’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치고 귀국해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다. 대세 배우와 월드 클래스 가수의 만남은 벌써 국내외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 공개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 크리처’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올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으로 ‘연진아’ 밈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글로벌 악녀’, 배우 임지연도 차세대 여배우 트로이카 군단에서 빠질 수 없다.

‘더 글로리’의 악녀 이미지가 강해 차기작에서 연진이 이미지를 지울 수 있을지 우려됐지만 현재 방송중인 지니 TV 오리지널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가정폭력 피해자 상은 역할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혼신의 먹방 연기로 연진이를 지우고 상은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극중 상은이 남편의 사망사실을 확인한 뒤 인근 식당에서 자장면, 탕수육, 군만두를 거하게 차려놓고 먹방을 펼치는 신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남편사망정식’이라는 별명까지 붙여 ‘밈’을 만들어내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임지연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차기작으로 영화 ‘리볼버’ 출연을 확정했다.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 ‘마당이 있는 집’에서 김태희와 호흡을 맞춘 그는 ‘리볼버’에서 전도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톱선배 여배우컬렉터라는 새로운 애칭을 안게 됐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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