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용인=이웅희기자] KCC가 레전드 가드 출신 이상민 코치를 품었다. 이 코치의 가세로 약점인 1번(포인트가드) 보강을 기대하고 있다.

연세대 출신 이 코치는 출중한 기량과 외모로 ‘오빠부대’를 끌고 다닌 스타였다. 연세대 졸업 후 KCC 전신 현대에 입단해 전성기를 구가했다. 현역 시절 ‘컴퓨터 가드’로 불릴 정도로 정확한 패스로 경기를 조율했다. 한국 농구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힌다.

KCC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이호현, 최준용을 영입하며 우승후보 0순위로 주목받게 됐다. 하지만 1번에 대한 고민을 풀어야 한다. 포워드 출신 강양택 코치, 수비 전문 신명호 코치로 이뤄진 KCC 코치진에 이 코치는 꼭 필요한 퍼즐이었다.

적극적으로 나서 이 코치를 영입한 KCC 전창진 감독은 “허웅, 이호현, 송동훈에 최준용까지 이 코치에게 맡겨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리딩을 할 선수들을 이 코치에 전담시키겠다는 의미다.

감독으로서 팀 전체를 봐야 하던 때와 달리 코치로 가드진 육성에만 오롯이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이다. 다시 현장에 복귀한 이 코치의 열정도 불타오르고 있다. 팀에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은 이 코치는 “아직 선수들을 모두 제대로 보지 못했다. 지켜보며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들을 조언해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허재의 농구센스를 이어받은 허웅은 듀얼가드다. 공격력에 비해 리딩은 아쉬울 수 있지만, 이 코치의 원포인트 레슨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최준용도 마찬가지다. 이호현은 삼성 시절 은사였던 이 코치와 재회하게 됐다. 송동훈은 원석에 가깝기 때문에 이 코치로부터 기본기를 잘 배운다면 폭풍 성장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이 코치는 “이호현은 삼성에서 데리고 있던 선수다. 득점력 있고 리딩도 되는 가드다. 주희정, 김시래 등과 뛰며 주전가드로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다. 허웅은 2번(슈팅가드)으로 주로 뛰겠지만 코트를 넓게 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최준용도 패싱센스가 있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CC의 역사를 대변하는 대선배와 함께 된 선수들은 이 코치의 한마디, 한마디를 주의깊게 경청하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 코치의 진심어린 조언 속에 가드진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KCC가 ‘이상민’을 품은 이유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