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과거의 것을 새로운 트렌드로 탄생시키고 놀이로 향유하기 좋아하는 MZ세대 사이에서 특색있는 먹거리가 유행하고 있다. 일명 ‘할매니얼’ 간식들이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와 밀레니엄 세대(1980~2000년대 초)를 합친 신조어로 흑임자, 쑥, 팥, 미숫가루 등과 같이 ‘할매’ 입맛에 열광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일컫는 말이다.

할매니얼 트렌드가 유행한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MZ세대들이 전통시장을 찾아가 약과, 전병과 같은 전통 간식을 구매했다.

BC카드가 전통시장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남 예산시장, 강원 강릉중앙시장, 제주 동문시장, 서울 망원시장 등 전통시장을 방문한 MZ세대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MZ세대는 전통음식으로 여겨지던 약과, 전통 과자, 수정과, 모나카, 화과자 등을 ‘할매니얼’ 트렌드로 향유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MZ 스타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할매니얼’과 MZ가 만나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새로운 간식이 탄생하고 있다.

약과에 쿠키와 크림치즈를 조합해 ‘약과 쿠키’를, 마카롱 꼬끄 사이에 쑥크림을 넣어 ‘쑥카롱’을, 수정과와 우유를 섞어 ‘수정과 라떼’ 등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이처럼 전통과 현대를 합친 ‘힙한’ 간식들이 최근 새로이 유행하며 MZ세대들은 이를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을 하거나 편의점, 프랜차이즈 카페, 개인 카페 등을 찾아 ‘인증샷’을 올리며 새로운 놀이를 즐기고 있다.

전통간식 중 첫 주자로 가장 크게 유행했던 약과는 ‘약과쿠키’로 재탄생했다. MZ세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에서 ‘약과’는 9만 5000여개 , ‘약과쿠키’는 2만9000여개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실제 MZ세대 사이에선 약과쿠키 맛집 공유가 확산되기도 하고 이를 구매하기 위해 이른바 ‘약게팅’(약과+티켓팅)이 유행 중이다.

최근에는 또다른 할매니얼 트렌드를 반영한 전통간식이 떠올랐다. 찹쌀가루와 밀가루, 막걸리로 반죽해 모양을 빚고 기름에 튀긴 ‘개성주악’이 주인공이다. 서울 압구정의 한 제과점에서는 이 개성주악을 고급스럽게 포장해 판매하고 있으며, 개성주악 위에 딸기, 블루베리, 생크림 등을 올려 판매하는 카페도 생겼다.

이처럼 할매니얼 간식의 인기가 시들지 않자 대형 유통업계도 ‘할매니얼 간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GS25는 자체 약과 브랜드 ‘행운약과’의 첫 제품 ‘약과도넛’과 ‘약과컵케이크’ 등 2종을 출시했다. GS25에 따르면 롯데 미니쌀약과, 삼립 미니약과, 삼립 조청모약과, 효성 무직타이거찹쌀손약과 등 약과 상품군의 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6.8% 성장했다.

SPC의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말 약과타르트를 출시했다. 약과타르트는 출시 2주 만에 약 10만개가 팔렸다.

던킨은 설맞이 기획 제품으로 출시했던 허니글레이즈드 약과가 호응이 좋아 상시 판매를 결정했다.

CU의 히트작 ‘이웃집 통통이 약과’는 출시 5일 만에 초도물량 10만개가 모두 팔리며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달 31일 출시한 ‘브라우니 약과 쿠키’도 첫 물량 10만개가 사흘 만에 완판됐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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