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높이에서 열세인 것은 어쩔 수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것을 해내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안탈리아의 안탈리아 스포츠 홀에서 열린 튀르키예와의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차 첫 경기서 세트스코어 0-3(14-25 17-25 24-26)으로 패했다.
높이의 열세를 실감한 경기였다. 튀르키예는 193cm의 장신 아포짓 스파이커 멜리사 바르가스를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한국 코트를 폭격했다. 쿠바 출신의 바르가스는 만 15세였던 2014년 쿠바 대표로 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한 적이 있는 세계적인 윙스파이커다. 페네르바체(튀르키예), 톈진(중국) 등을 오가며 맹활약한 월드클래스 선수다. 바르가스의 높은 타점, 힘 있는 공격에 한국은 고전했다. 바르가스뿐 아니라 에브라르 카라쿠르트, 발라딘 한데, 일킨 아이든 등도 높이와 힘을 겸비해 한국의 블로커 라인은 애를 먹었다. 3세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졸전’이었다.
그래도 한국이 튀르키예를 긴장시킨 순간이 있었다. 1세트 초반, 2세트 중반까지, 그리고 3세트엔 상대와 대등하게 싸우며 동점과 역전을 반복하는 접전을 벌였다.
높이에서 밀리지만 한국은 안정적인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버텨내며 기회를 모색했다. 바르가스나 카라쿠르트 등 에이스의 공격을 몇차례 막아내자 튀르키예 선수들도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다. 리베로 신연경을 중심으로 수비가 살아난 게 선전의 원동력이었다.
1~2세트까지만 해도 세터 염혜선의 토스가 흔들려 공격이 살아나지 않았다. 3세트엔 비교적 다채로운 공격 패턴도 나왔다. 정지윤을 중심으로 하는 좌우 사이드 공격뿐 아니라 이주아, 이다현의 이동 공격이 살아나면서 튀르키예 미들블로커 라인이 흔들렸다. 카라쿠르트로 3세트를 보내던 튀르키예는 급하게 바르가스를 투입했지만 한국의 집중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결국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패하긴 했지만 나름의 가능성을 확인한 3세트였다.
김연경과 양효진, 김수지 등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후 한국은 높이가 약점이 됐고, 지난해 VNL에서 12연패라는 굴욕적 기록을 썼다. 올해 같은 성적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해답을 찾아야 한다. 일단 튀르키예전을 통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 확인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