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3’이 영국 런던에서 지난 21일 막을 내렸다.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에 왕좌 탈환에 나섰던 한국(LCK)은 중국(LPL)의 복병에 발목을 잡혀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LCK는 MSI가 처음 도입된 2015년부터 매년 결승에 올라 우승을 다퉈왔다. 결승진출 좌절을 맛본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올해 MSI에 LCK 대표로 참가한 젠지와 T1은 LPL의 복병 빌리빌리 게이밍(BLG)에 연이어 패배하며 3·4위에 머물렀다. LoL e스포츠 국제대회 사상 처음으로 ‘LPL 내전’으로 치러진 결승에선 징동 게이밍(JDG)이 BLG를 제압하고 창단 첫 MSI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회마다 변수는 존재하지만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젠지와 T1의 탈락은 ‘런던 참사’로 기억될 만큼 충격이 컸다. ‘대권주자’로 분류된 만큼 누구라도 결승에 올라 우승 경쟁을 펼칠 것이란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

지난해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선 중국 팀들을 모두 탈락시키고 결승전을 ‘LCK 내전’으로 치렀기에 이번 MSI에서 자존심을 구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굵직한 대회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비롯해 5년 만에 안방에서 맞이하는 세계 최고 대회 롤드컵도 남아있다. 자존심을 회복할 시간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권토중래(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착수하는 일)가 필요한 때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은 e스포츠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는 대회라 의미가 크다. 한국은 시범종목으로 치러진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 패해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엔 정식종목이다.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게 될 6명의 최종 명단이 확정됐다. ‘제우스’ 최우제(T1), ‘카나비’ 서진혁(JDG), ‘페이커’ 이상혁(T1), ‘쵸비’ 정지훈(젠지), ‘룰러’ 박재혁(JDG), ‘케리아’ 류민석(T1) 등이다. ‘금빛사냥’에 도전할 드림팀이 꾸려진 셈이다. 더욱이 이번 MSI 우승컵을 들어올린 JDG 소속의 서진혁과 박재혁이 포함됐다. JDG의 LPL 스프링 우승에 이어 MSI까지 석권하며 실력을 입증했기에 두 사람의 발탁에 이견이 없다. 여기에 원거리 딜러 박재혁은 중국 진출 첫 시즌 만에 파이널 MVP(최우수선수)에 오르기도 했다.

‘전설’ 이상혁을 비롯해 최우제와 류민석은 소속팀인 T1에서 손발을 맞춰왔다. 정지훈은 지난해 서머와 올해 스프링 젠지의 우승을 이끈 LCK를 대표하는 미드라이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서로의 합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중국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경쟁상대인 한국 국가대표로 발탁된 서진혁과 박재혁의 연습시간을 충분히 배려해 줄지가 의문이다.

이와 함께 올해 롤드컵이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지난해 롤드컵 우승‧준우승을 독차지한 LCK가 올해는 안방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2014년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선 LCK 팀이, 2018년 열린 롤드컵에선 LPL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MSI에서 LCK를 누른 LPL의 기세를 확인했다. 참패를 경험했다. 올해 롤드컵에서 LCK 팀들이 권토중래해 다시금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를 기대해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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