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쏟아지는 물줄기와 함께 관객들은 다같이 춤추고 노래하며 무더위를 던져버린다. 모두를 들썩이게 할 ‘싸이 흠뻑쇼’가 돌아왔다.

지난해 7월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여수 등 총 7개 도시에서 10회 차에 걸쳐 진행된 가수 싸이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싸이 흠뻑쇼 2022’가 디즈니 플러스에서 지난 3일 공개됐다.

9일 진행된 관련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싸이는 ‘흠뻑쇼’에 대한 애정과 공연에 대한 가치관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여러 차례 ‘자부심’을 언급했다.

싸이는 현장감 가득한 공연을 영상 콘텐츠화한 이유에 대해 “물론 영상이 현장만은 못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공연장의 큰 그림을 보시기에도 커다란 재미 요소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현장에 있는 것 못지않도록 사운드 믹싱, 색 보정 등 최대한 현장의 질감을 보여드리고 싶어 공을 많이 들였다”고 신경쓴 점에 대해 말했다.

‘흠뻑쇼’, OTT 타고 세계로! “해외 팬들 많아졌으면”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싸이 흠뻑쇼 2022’는 싸이와 관객 35만 명이 만들어낸 지난해 ‘흠뻑쇼’ 최고의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낸 콘서트 라이브 필름이다. ‘댓댓’(That That), ‘뉴 페이스’(New Face), ‘예술이야’, ‘강남스타일’, ‘아이 러브 잇(I LUV IT)’, ‘대디(DADDY)’ 등 싸이의 수많은 히트곡과 중독성 넘치는 퍼포먼스를 만나볼 수 있다.

곡 선정 기준에 대해 싸이는 “제 노래는 항상 감성 뒤에 강성이 있다. 뺨 때리고 약 발라주는 느낌이다”라고 비유하며 “둘을 적절히 배합하는 곡을 선정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싸이 흠뻑쇼’가 OTT에 업로드 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즈니플러스와 함께 한 이유에 대해선 “단순하지만 제일 먼저 연락이 왔다. 처음 저를 알아봐 주는 분들에게 충성하는 편이다”라며 웃었다. 싸이는 이번 기회로 ‘강남스타일’ 외에 더 많은 곡들을 해외 팬들에게 알리고 싶은 바람도 이야기했다.

그는 “해외 팬분들이 아는 노래는 제한적인 거 같다. 디즈니플러스라는 월드와이드 플랫폼을 통해 저의 다른 노래들이 널리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제 노래엔 한국의 정서, 구어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영문 번역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싸이 흠뻑쇼 2022’에는 배우 마동석과 방탄소년단의 슈가 등 특별 게스트의 무대와 콘서트 비하인드 스토리 등도 담겼다. 마동석과의 인연에 대해 싸이는 “서로가 서로의 대단한 팬이었다”며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됐는데 서로가 서로를 ‘성덕’이라 불렀다. 그 분은 단순한 호감이었을텐데 제가 ‘하나 찍읍시다!’ 하며 치고 들어갔다.(웃음) 감사하게도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올해 ‘싸이 흠뻑쇼’는 지난해보다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공연을 예고했다. 싸이는 “올 여름에도 7~8월에 걸쳐 ‘흠뻑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모두가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저는 조금더 최선을 다한다고 자부한다.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기운이 남아 있으면 기분이 상한다. 모든 게 소모되고 소진될 정도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대표 여름 콘서트된 ‘흠뻑쇼’…“관객들의 ‘고급스러운 똘끼’ 덕분”

‘흠뻑쇼’는 싸이 콘서트의 시그니처 브랜드이자 매번 예매 오픈마다 매진 대란을 일으킨 대한민국 최고 콘서트로 꼽힌다. 여름 대표 콘서트로 수백톤의 물을 맞으며 흠뻑 젖은 상태로 공연을 즐기는 ‘싸이 흠뻑쇼’는 코로나19로 지난해 3년 만에 재개되면서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해당 공연은 지난해 인터파크 콘서트 티켓 판매량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싸이는 자신만의 콘서트를 브랜드화 했다는 자긍심과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흠뻑쇼’의 시작에 대해 싸이는 “월드컵 기간에 거리 응원을 보면서 저 많은 인파가 한 가지 색의 옷을 입고 하나의 노래를 부르는 게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느꼈다”며 “나도 여름에 도심 한복판에서 청량함을 경험하는 워터 테마파크 같은 걸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가 거듭될수록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커져서 이제는 자부할만한 규모의 대한민국 대표 여름 공연 브랜드가 됐다. 가수로서는 최고의 의미일 것”이라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싸이의 공연을 보는 관객도 곧 싸이의 자부심이다. 특히 ‘흠뻑쇼’의 관객들은 일명 ‘광객’(狂客)이라 불리며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늘 화제를 모은다. ‘싸이 흠뻑쇼 2022’를 통해 싸이의 공연에 열광하는 수십만 관객들의 열기와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관객들이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싸이는 “콘셉트가 지속되면 스타일이 되고, 스타일이 지속되면 문화가 된다고 생각한다. 싸이에게 큰 관심이 없어도 여름에 ‘싸이 흠뻑쇼’를 가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라며 “가수로서 잘 하고 있구나를 느끼는 건 음원 성적, 유튜브 조회수 보다는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관객을 볼 때다. 제 관객들의 그 충만함과 ‘고급스러운 똘끼’를 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밑져야 본전’이라고 하지 않나. ‘흠뻑쇼’는 ‘미쳐야 본전’이다. 제가 배가 나온 여느 45세가 아닌 가수 싸이로 살 수 있게 해주시는 건 모두 관객들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 고향은 축제” 04년생 만나러 싸이가 간다!

지난해는 싸이에게도 여러모로 뜻깊은 해였다. ‘강남 스타일’이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킨 지 10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고, 정규 9집의 신곡 ‘댓댓’(That That)으로 7년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 재진입하며 건재함을 입증한 해이기도 하다.

올해 가수로서 앨범 발매 계획에 대해 묻자 “곡 작업을 계속 하고 있고 마음에 꽤 드는 노래들을 몇 개 건졌다”면서도 “이제 춤을 만들어야 한다. 보통 멋있는 춤이 있는데 저는 제 몸에 잘 맞는 춤이 있다. 좋은 곡, 좋은 춤, 좋은 뮤직비디오가 충족되면 새로운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거 같다”고 귀띔했다.

싸이의 노래는 늘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는다. 20대의 사랑을 받는 가수란 점은 싸이가 가진 자신감의 원천이다. 싸이는 “20대부터 40대인 지금까지 제 공연의 평균 연령은 늘 25세다. 그 이유는 저의 여전함이라 생각한다. 통통한 가수 중에는 제가 제일 인기가 많다”며 짓궂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싸이는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로 돌아가 젊은 층과 음악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자신을 ‘축제 출신’이라고 칭한 싸이는 “이번 주부터 대학교 축제가 시작된다. 올해 1학년이 04년생이라더라. ‘챔피언’이 02년도 노래다. 04년생이 부르는 02년도 노래를 듣게 될 것”이라며 “저의 마음의 고향과 같은 5월의 대학 축제를 왕성하게 치르고 오겠다. 이들이 또 ‘흠뻑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도 이야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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