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폭풍 이적이다.

V리그 여자부 지각변동 심상치 않다. 2022~2023시즌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20명의 선수 가운데 현재까지 5명이 적을 옮겼다. 숫자로만 판단하긴 이르다. 지난 5년간 FA 시장을 돌아봤을 때 최다 인원이다.

최근의 여자부 FA시장은 잠잠하기 그지없었다. 대어급들이 쏟아졌음에도 대부분이 잔류를 택했다. 지난해에는 세터 이고은(도로공사→페퍼저축은행) 홀로 적을 옮겼다. 미들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은 연봉을 삭감하면서 팀에 남았다. 2021년에는 이소영(GS칼텍스→KGC인삼공사)뿐이었다.

2020년에는 이다영(현대건설→흥국생명)과 조송화(흥국생명→IBK기업은행) 등 세터진들의 이동, 2019년에는 표승주(GS칼텍스→IBK기업은행)와 고예림(IBK기업은행→현대건설)으로 각 2명이었다.

이번 시장은 다르다. 하나둘 새 둥지를 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박정아는 새 도전을 택했다. 여러 구단의 러브콜 속 막내 구단인 페퍼저축은행으로 적을 옮겼다. 보수 총액 7억7500만 원으로 김연경과 금액은 같지만 3년 계약으로 총액 23억2500만 원으로 역대 여자부 최고액을 찍었다.

페퍼저축은행은 가려운 부분을 긁었다. 창단 3년차를 맞이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세터 이고은을 FA로 영입했지만 확실한 공격 자원이 없었다. 주장 이한비가 중심을 잡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 박정아를 품으면서 차기시즌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수비에 강점이 있는 채선아를 KGC인삼공사로부터 데려왔다. 공수 밸런스를 다잡을 수 있게 된 페퍼저축은행이다.

미들블로커 정대영도 적을 옮겼다. 42세 나이에도 정상급 기량을 뽐낸 그는 1년 보수 총액 3억 원(연봉 2억5000만 원+옵션 5000만 원)에 GS칼텍스 유니폼을 입는다. 서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 정대영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중앙 라인이 약점이었던 GS칼텍스는 전력 보강에 성공한 셈이다.

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은 자신의 프로 네 번째 팀을 맞았다. 현대건설을 떠나 보수 총액 4억5000만 원(연봉 3억2000만 원+옵션 1억3000만 원)으로 계약기간 2년에 IBK기업은행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미들블로커 김수지는 친정팀인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보수 총액 3억1000만 원(연봉 2억7000만 원+옵션 4000만 원)이다. 이번 FA시장 중심에 섰던 김연경(흥국생명)이 잔류를 택하면서 둘은 프로 처음으로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끝이 아니다. V리그는 등급제를 적용한다. A등급(1억 원), B등급(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C등급(5000만 원)으로 나뉘는데, 등급별 보상 방법이 다르다.

A등급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 선수 1명을 내주거나 전 시즌 연봉 300%에 해당하는 이적료를 원소속 구단에 지급해야 한다. B등급 선수의 보상방법은 전 시즌 연봉의 300%, C등급은 전 시즌 연봉의 150%인데 채선아를 제외하면 4명 모두 A등급이다.

보상선수 지명으로 인해 여자부 판도가 또 한 번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FA 시장 폐장은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다. 이후 23일 오후 12시까지 보호선수를 제시, 26일 오후 6시까지 보상선수를 택해야 한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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