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내 이름이 불리기를..\' KBO리그 신인드래프트[포토]
‘2023KBO신인드래프트’가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지명대상선수 및 가족, 구단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2022.9.15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지난해부터 전국을 누비며 학생 야구선수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장의 지도자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들의 불만은 하나같이 고용 안정이다. 90%이상 비정규직이라 애로 사항이 많다고 답답해 했다. 조금 더 체계화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A고교 감독은 “학교에서 조리사분들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우리도 이전엔 특별기술교사로 학교에서 채용하긴 했는데, 이젠 없어졌다. 전환 분위기에서 우리 처지도 바뀌었으면 한다”고 하소였했다.

사실 우리나라 각 분야에 비정규직은 많다. 비단 아마 야구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야구의 뿌리인 아마 야구가 발전하기 위해 지도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확실히 필요해 보인다.

현실의 어려움은 알겠는데, 아이러니 하고 부조화스러운게 있다. 고용불안정으로 괴롭다고 읍소하는 비정규직 지도자들 조차도 학교에서 쉽게 잡은 기회(직업)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야구만 한정해서 보면, 직업군으로 프로야구선수 외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아마선수가 프로선수가 되는 확률은 상대적으로 높다. 미·일이 4% 수준이라면 우리는 10%정도 된다. 10개구단이 매년 1000여명의 학생중에 약 100여명의 선수를 뽑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프로가 쉽게 되니 배부른줄 알아라”고도 한다. 그 지적에 토를 달고 싶진 않다.

KakaoTalk_20221108_111531962_07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작 해결해야할 문제는 미·일처럼 프로야구 외에 야구 직군이 많이 생겨야한다는 거다. 모두가 프로선수가 될 순 없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들이 미·일처럼 실업,독립리그 등 다단계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고, 나아가 지도자로의 길도 다양해져야 한다.

더구나 우리 야구계는 힘들게 직업 야구인이 되어도, 생명이 짧다. 아마 지도자도 많은 경우, 1년 점수제로 계약한다. 10년 이상 베테랑 감독도 언제 잘릴지 모른다. 자릿수가 적다보니 뒤에서 비방과 암투도 많이 벌어진다. 동문회 등 주변 입김도 강하다. 야구인으로 부끄럽지만 아마야구의 현실은 아사리판이다.

그러다보니, 지도자들은 성적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주변 눈치도 봐야한다. 구조적으로 감독도 힘들고, 학생도 힘든 환경이다.

결국 야구 지도자가 전문성을 인정받고 고용이 안정되어야 학생들을 소신있게 지도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다. 그래서 자정의 움직임도 보인다. 금품수수,향응,폭행 등 비위 지도자는 바로 옷을 벗는 문화가 정착됐다. 또한 정규직은 아니라도 무기계약직 등 다른 형태의 고용도 이뤄지고 있다.

모두들 인지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야구 지도자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요즘 학생 선수들은 프로에 못가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을 가도 야구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길을 잃고 방황한다.

그런데 야구계에 안정된 직업군이 늘어나면, 학생들도 프로선수 외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최근 프로야구가 말라간다고 하는데 야구의 정점이 프로야구라면, 가장 기반이 되는 건 아마야구다. 프로야구를 살리려면 더 나아가 한국야구를 성장시키려면 답은 아마야구에 있다.

그 연장선에서 야구 지도자부터 안정감을 찾았으면 좋겠다. 악순환을 끊어내고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한 실마리를 그곳에서 찾아보자. 물론 야구 지도자들부터 경각심을 가지고 본분을 다하는게 최우선이다.

2022041501000805800058461

저니맨 대표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