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사령탑으로 복귀한 염경엽은 키움, SK 등 3팀 감독을 거쳤다. KBO 사상 3팀 이상 감독을 역임한 경우는 총 12번이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ul.com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1982년에 출범한 KBO리그는 올해 새로 임명된 이승엽(두산), 박진만(삼성), 강인권(NC) 감독 및 역대 대행을 포함해 총 97명의 베이스볼 매니저를 배출했다.

국내에서는 프로야구 감독을 매우 높이 평가하며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곧잘 비교한다. 대한민국에 10명 밖에 없는 자리라고 치켜세우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감독을, 배를 항해하는 선장으로 비유해 ‘스키퍼(Skipper)’라고 부른다. 미국 4대 메이저 종목 가운데 감독의 임팩트가 가장 적은 게 야구다. 종목 특성상 그렇다.

KBO 리그 초창기는 구단이 야구를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 감독의 권한이 막강했다. 출범 초기 일본 프로야구에서 건너온 백인천(MBC 청룡) 감독을 비롯해 재일동포 출신, 또는 국가대표를 거친 스타플레이어들이 주로 감독을 맡았다. 이들의 특징은 성적부진으로 감독에서 해고된 뒤 다른 팀에서 또 지휘봉을 잡았다. 인재풀이 적은 회전문 인사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젊은 코치들이 배출되며 여러 팀을 옮겨다니며 감독하기가 어려워졌다.

역대 최다팀 지휘봉을 잡은 이는 김성근 전 감독이다. 무려 7개팀에서 감독을 맡았다. 우승은 SK에서 3차례 일궈냈다. 만년 2인자 꼬리표를 SK에서 뗐다. 그를 감독으로 영입한 인물이 현 SSG 민경삼 사장이다. 둘은 신일고 감독과 선수로 사제간이다.

두 번째로 많은 팀에서 감독을 역임한 지도자는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연수한 이광환 감독이다. OB, LG, 한화, LG, 우리 히어로스(현 키움) 등 5개팀 감독을 역임했다. 1994년 LG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강병철, 백인천 감독은 4팀을 거쳤다. 강병철은 롯데 감독을 두 차례 지내며 1984년, 1992년 팀의 유이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지도자다. 백인천은 1990년 MBC를 인수한 LG 트윈스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이밖에 3팀을 거친 감독들은 KS 최다 우승 10회의 김응용, 김영덕, 김인식, 조범현, 박영길, 김용희, 김시진, 이번에 LG 감독이 된 염경엽 등 8명이다. 염경엽(54)은 2013년 감독을 시작했다. 2010년 이후 감독으로 첫 3팀을 거친 케이스가 됐다.

KBO 출범 40년 동안 3팀 이상을 거친 감독은 총 12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감독이 박영길, 김용희, 김시진, 염경엽 등 4명이다. 특히 김시진은 현대, 현 키움, 롯데 3팀 감독을 역임하면서 한 차례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특이한 케이스다.

사실 3팀 감독 역임은 객관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능력의 첫 번째 척도는 플레이오프 진출인데 김시진은 가을야구 전무다. 김용희 전 감독은 2002년 롯데 감독 대행 후 13년 만인 2015년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감독 복귀 터울이 가장 길다. 앞으로도 이런 케이스는 나오기 쉽지 않다.

LG 구단은 스포츠서울의 LG 담당기자가 ‘염경엽 감독 LG행’ 특종보도를 부인한 뒤, 하루 만에 사령탑에 앉히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LG가 정규시즌 최고 성적을 거둔 류지현 감독을 해고한 이유는 플레이오프에서의 무기력 때문이다.

그런데 염 감독은 키움과 SK 시절 가을야구를 잘 이끌었나. 류지현 감독보다 나을 게 없다. 2020시즌에는 스트레스를 받아 감독 지휘봉도 스스로 놓았다. 영입 명분 설득력이 떨어진다. 염 감독의 가을야구 성적은 와일드카드 1승, 준플레이오프 4승9패, 플레이오프 3승4패, 한국시리즈 2승4패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10승17패 승률 0.370에 불과하다.

KBO에서 여러 팀 감독을 하는데는 몇가지 이유다. 실력 또는 정치력, 수완이다. 언론 플레이도 매우 중요하다. 역대로 감독을 과포장하고 평가절하한 주역은 미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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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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