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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휠체어석. 잠실 | 황혜정기자.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4000원과 1만5000원. 3.75배 차이다. 꽤 편차가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티켓값은 조금씩 다르다. 수도권이 지방보다 조금 더 비싼 편이다. NC는 경기마다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10개 구단이 서로 비슷한 범위 내에서 책정되는 내야 응원석, 일반석과 테이블석, 외야석 등에 비해 유독 큰 차이를 보이는 좌석이 있다.

바로 ‘휠체어석’이다. 가장 저렴한 구단의 가격과 가장 비싼 구단의 가격이 3배 넘게 차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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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별 입장료] NC의 경우 휠체어 탑승자의 동반자 1인에 한해 무료 티켓이 증정된다.

LG는 휠체어석에 주중 4000원, 주말과 공휴일에 4500원을 받는다. LG 관계자는 가격 산정 근거로 “장애인의 경우 외야석인 그린석(8000원)의 50%를 할인받아 4000원에 입장을 한다. 휠체어를 탄 관중은 외야석까지 갈 수 없으니 레드, 블루석에 위치하지만 동일하게 4000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이한 건 같은 잠실구장을 쓰는 두산의 경우 휠체어석 가격이 1.8배 높다는 점이다. 두산의 경우 좌석마다 상이한데 주중 7500원에서 9000원, 주말 및 공휴일의 경우 8500원에서 1만원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블루석(1만8000원)과 레드석(1만5000원)에 각각 휠체어석이 있다. 해당 가격 책정 근거는 두 좌석의 성인 가격 대비 50% 할인가를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장애인이 외야석(8000원)에 앉을 경우 4000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즉, 같은 잠실구장을 쓰더라도 LG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야석을 기준으로 50% 할인이다. 위치는 휠체어 이동제약 특성을 고려해 내야석이다. 반면 두산은 내야석과 외야석을 따로 구분해 50% 할인을 적용한다는 것. 그런데 휠체어 사용자는 외야에 앉기 어렵기에 내야석 가격의 50% 할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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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타디움 휠체어석. 고척 | 황혜정기자

키움은 10개 구단 중 휠체어석 가격이 가장 높다. 키움은 휠체어석에 주중 1만원, 주말 및 공휴일은 1만5000원이다. 키움 관계자는 산정 근거에 대해 “휠체어석이 1층 테이블석(5만원)과 2층 테이블석(4만원) 사이에 위치해 있다. 휠체어석 가격 산정 근거는 두 좌석의 가격을 고려했고 돔구장이라는 특성도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고척돔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앞서 만난 오정섭(52)씨는 사지마비장애인이다. 이날 고척돔 휠체어석에 앉은 오 씨는 “평일엔 치료받느라 주말에 왔는데, 티켓값이 저렴하면 더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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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사직구장. 노란색 줄 쳐져 있는 부분이 휠체어석이다. 스포츠서울DB

KT의 수원KT위즈파크의 휠체어석(주중 7500원, 주말 9000원)의 경우 키움의 고척스카이돔과 위치가 거의 같다. 테이블석 바로 뒷편에 위치한다. 휠체어석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은 롯데 사직구장이다. 타 구장과 다르게 휠체어석(주중 4000원, 주말 5000원)이 필드 옆에 있다. 내야 가장 안쪽에 위치해있어 타 구장에 비해 더그아웃을 드나드는 선수를 더 근접해서 볼 수 있다.

LG와 SSG 경기가 펼쳐진 지난 18일 인천 문학SSG랜더스필드는 1, 2위 대결답게 평일 경기임에도 평소보다 많은 1만4662명이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휠체어석도 꽉 들어찼다. SSG와 LG의 팬이 많은 것을 감안해도 랜더스필드의 휠체어석은 유독 꽉 차는 편이다.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SSG 구단의 인기도 한몫하지만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일관되게 4000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없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이날 경기를 보러온 지체장애 3급 A씨(56)는 “가격 부담이 없어 종종 집 앞 경기장을 찾는다. 삶의 낙”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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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학SSG랜더스 구장 휠체어석에서 관중들이 경기를 보고 있다. 문학 | 황혜정기자

구단마다 휠체어석 가격이 다르다. 10개 구단 대부분 특정 좌석의 성인 가격을 기준으로 제각기 다른 할인율을 적용했다.

그런데 한가지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다. 휠체어석을 구매하는 사람에겐 ‘선택권이 없다’는 것. 휠체어를 탄 관중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내야 일반석 뒷편에 앉고 싶어도 한정된 휠체어석에 앉을 수밖에 없다.

이에 KBO리그 각구단의 휠체어석 가격을 비슷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가격이 절대평가의 기준은 아니다. 단순히 휠체어석 가격의 문제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 전체 좌석 중 휠체어석 ‘비율’이 중요하다. 더불어 좌석까지의 접근성과 이동경로의 편의성도 두루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각 구단은 휠체어를 탄 관중도 KBO리그의 소중한 팬이라는 걸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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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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