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13연패 끝낸 삼성 우규민-오재일, 담담하게...
13연패에서 멈춘 삼성, 경기를 매조지한 우규민(왼쪽)이 5타점을 기록한 오재일과 손을 잡고 있다. 2022. 7. 24.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최근 삼성을 비롯한 하위권 팀을 보며 드는 생각, 프로야구에 ‘신종 슬럼프’가 번지는거 같다.

삼성은 지난해 정규리그 2위팀이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뭔가 이상하다.

프로야구 초창기엔 팀간 기량차이가 컸다. 최동원, 선동열이 나오면 타자들이 맥을 못췄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름 평준화가 이뤄졌다. 그런데도 한번 수세에 몰린 팀이나 선수의 슬럼프가 오래 간다.

전 삼성 주장 김헌곤은 43연속타석 무안타를 기록하고 2군 경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14승의 백정현이 올해는 단 1승도 못챙기고 12연패에 빠졌다. 팀도 구단 역사상 최장인 13연패의 늪에 빠졌다. 결국 허삼영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사퇴했다.

[포토]삼성 10연패, 1이닝을 못 버티고...
연패에 빠진 삼성 선수들. 2022. 7. 12.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팀의 등락은 늘 있는 법, 문제는 전력에 비해 슬럼프가 길다는거다. 이유를 생각해봤다.

실력차가 아닌 압박의 강도에서 실마리가 보였다. 나의 현역시절과 비교해, 요즘 야구의 심리적 압박이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각종 매체와 SNS, DM 등 다양한 채널에서 선수와 가족을 짓누른다. 그게 선의가 포함된 분석, 악의가 담긴 욕설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압력은 경기가 끝나고 집이나 숙소에 돌아가도 계속 가중된다.

과거의 경우, 슬럼프는 스스로 훈련하고 이겨내면 됐다.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변 환경까지 극복해야 한다. 몇백 몇천명이 주시하고 간섭하는 상황에서, 경기 외적인 스트레스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야구문화의 차이도 있다. 미국은 즐기는 야구다. 일본은 존중과 혼을 논한다. 반면 우리의 야구는 가족에 가깝다. 노출되고 친밀한건 좋지만 너무 밀접하다. 애정이 과하면 그것도 선수에겐 스트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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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석에서 플래카드를 펼치고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 2017.08.30.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해결책은 있다. 이런 현상도 과정이기에 극복하면 된다. ‘심리적 압박’이라는 새로운 챕터의 등장이다. 그걸 선수들이 수긍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냉정하게 응시해야 한다. 실력외 요소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나아가 선수 스스로의 주장과 소신, 그리고 확신이 이전 세대보다 강해야 한다.

심리적 압박도 단련해야 할 숙제라는 의미다. 프로는 늘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고 이겨내야 한다. 그게 프로의 본분이다. 누가 알려주는게 아니다. 투수의 공이 140㎞에서 150㎞로 빨라질 때 누가 알려줬나?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타자 스스로 삼진 먹으며 이겨냈다.

지금의 프로야구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상대와 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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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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