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상열의부시리그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전날 토론토 블루제이스 전담방송 캐스터 겸 해설자 벅 마르티네스는 류현진의 5실점 부진 후 “염려된다(Concern)”는 단어를 사용했다. 미국 스포츠에서 해설자 또는 감독이 ‘Concern’이라는 단어를 꺼내면 한계 수위에 왔다는 의미다.

경기 후 스포츠네트 포스트게임에서도 상황의 심각성은 더했다. 진행자 제이미 캠벨과 조 시달 해설자의 대담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빼야 되는 것 아니냐”는 수위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포수 출신 시달은 “류현진은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불펜투수로는 활용폭이 좁다”며 “찰리 몬토요 감독이 로테이션에서 빼지는 않겠지만 매우 걱정스럽다”며 또 ‘Concern’이라는 표현을 했다.

특히 시달 해설자는 “류현진의 초반 2경기 부진은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의 동부지구(AL) 팀들이 아니다. 텍사스 레인저스, 오클랜드 에이스 등이다. 이런 팀들에게 난타를 당했는데 지구팀들과의 경기에서는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부진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텍사스와 오클랜드는 지구 경쟁력 팀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승률 5할이 목표인 팀이다. 토론토는 2022시즌 AL에서는 가장 강력한 월드시리즈(WS) 진출 후보다.

몬토요 감독도 전날 인터뷰에서 노골적으로 류현진의 부진을 비판했다. “나는 이 자리에 류현진을 방어해 주려고 온 게 아니다. 볼이 가운데로 몰리고 커맨드에 고전하고 있다. 상대는 이 볼을 때렸다”며 특유의 제구력 실종으로 인한 부진을 지적했다. 몬토요는 “더 이상 예전의 성적을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예전 완벽한 제구로 상대로 압도하는 류현진을 보고 싶다”고 했다.

결국 18일(한국시간) 구단은 류현진의 왼쪽 팔뚝에 염증(Inflammation) 증세를 보였다며 10일자 부상자명단(Injured List)에 등재했다. MLB에서는 투수가 기대에 걸맞지 않는 투구가 2~3경기 연속으로 이어질 때 가장 먼저 진단하는 게 어깨, 팔꿈치, 팔뚝 등 투구와 관련된 신체 일부다.

투수들의 커맨드는 구속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초반 2경기 구속은 이른바 ‘미드시즌’에 보였던 포심의 속도가 아니다. 평소보다 1,2마일(2,3㎞) 떨어진 상태다. 염증이 구속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그동안 류현진 투구의 패턴을 보게 되면 포심의 1회 구속이 91, 92마일(146㎞, 148㎞)로 찍히면 페이스가 좋다. 그러나 88마일~90마일(142㎞~145㎞)로 측정되는 날은 고전한다. 구속과 커맨드가 동시에 실종되기 때문이다. 텍사스전에서 91마일이 측정됐다. 3회까지 삼진 4개를 빼앗은 원동력이 됐다. 오클랜드전에서는 91마일이 단 1개도 없었다. 최고가 90마일로 6개였다. 삼진 1개에 불과했다.

MLB에서 삼진을 잡지 못하는 투수는 설땅이 없다. 맞혀 잡는 피칭은 아마추어에서나 가능하다. 텍사스전은 1회부터 3회까지 호투했다가 4회 4연속 안타 허용으로 무너졌다. 오클랜드전은 2회부터 얻어 터졌다.

류현진의 2022시즌 첫 번째 IL 등재로 언제 마운드에 복귀할지 미지수다. 몸값 2000만 달러 고액연봉 투수의 부진과 IL 등재는 개인과 팀에 모두 악재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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