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K 프리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T1 선수들.
WCK 프리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T1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제공 | 라이엇 게임즈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모바일 ‘리그 오브 레전드(LoL)’인 와일드 리프트 e스포츠에도 이동통신사 더비 바람이 불 전망이다. T1이 신흥강자로 떠오르면서 기존에 강자로 군림했던 KT 롤스터Y와 대결구도를 형성하게 된 것. 이에 올해 ‘와일드 리프트 챔피언스 코리아(WCK)’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2022 WCK 프리시즌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에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이변이 연출됐다. T1이 무패 신화를 이어가던 롤스터Y를 상대로 3대0 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롤스터Y의 우승을 점쳤다. 하지만 T1이 예상을 깨고 대이변을 만들어낸 것. 더군다나 롤스터Y는 국내에서 와일드 리프트 e스포츠대회를 연 이후로 무패 신화를 이어가던 팀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실제로 롤스터Y는 지난해 9월 열린 ‘2021 WCK’에서 무실세트 우승을 달성했는데, 이때 T1을 4강에서 3대0으로 물리치기도 했다. 또한 롤스터Y는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와일드 리프트 e스포츠 사상 첫 국제 대회인 호라이즌 컵에서 4강에 오르며, 국제무대서의 경쟁력도 입증했다.

그런데 T1이 국내 최강으로 평가받던 롤스터Y를 무너뜨린 것이다. T1은 2022년을 앞두고 전력을 재정비했다. 레츠 고 투 마스에서 뛰던 원거리 딜러 ‘비디지’ 김동영을 영입하면서 하단 듀오를 강화했다. 김동영의 합류는 T1 전략의 다양화로 이어졌고, 그 결실을 맺었다. 여기에 T1의 승리에 대한 의지도 한몫 했다. 미드라이너 ‘코어’ 정용훈은 인터뷰에서 “롤스터Y가 호라이즌 컵에 출전해 세계 유수의 팀과 겨루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내년에는 저 자리에 우리가 서야겠다고 다짐했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T1은 이번 WCK 프리시즌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롤스터Y의 20세트 연승, 10연속 매치 승리 기록을 깼다. 물론, 정규 리그가 아니기 때문에 의미가 축소될 순 있지만 롤스터Y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었다는 데에는 의미가 크다.

더욱이 T1과 KT가 운영하는 와일드 리프트 팀 롤스터Y의 대결구도는 통신사 라이벌전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도 충분하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는 임요환과 홍진호, 김택용과 이영호 등 대표 선수들을 앞세워 통신사 더비를 형성해왔다. LoL로 넘어오면서도 ‘페이커’ 이상혁과 ‘스코어’ 고동빈 등 스타선수들을 배출하면서 대한민국 e스포츠를 이끌어가는 쌍두마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번 와일드 리프트에서도 통신사 더비가 완성되면서 WCK 흥행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아울러 이번 WCK 프리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선 와일드 리프트 e스포츠의 보는 재미를 재확인했다는 점도 의의가 있다. 실제로 이번 대회는 네이버, 아프리카TV, 트위치 등을 통해 중계되며 매일 실시간 동시접속자 1만명 이상을 모았다. 시청자들은 LoL에 비해 경기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꼽으면서 경기가 더욱 박진감 있다는 호평을 내놓기도 했다.

‘미리 보여주는 대회’였던 이번 프리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신사 라이벌전 구축과 동시에 리그 흥행 가능성 확인 등 올해 WCK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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