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트로피 사진
LCK 우승 트로피.  제공 | LCK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올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의 화두는 ‘변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랜차이즈 도입 첫해, LCK법인 설립과 선수·코칭스태프 최저 연봉 하한선 상향, 콜업 주기 단축 제도화, 플레이오프 진행방식 변경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이다. 이전까지 LCK는 승강제를 운영해왔는데 상부리그인 LCK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팀과 하부 리그인 챌린저스에서 좋은 성적을 낸 팀이 승부를 겨뤄 승리한 팀이 LCK에 잔류 또는 승격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LCK의 운영방식은 나름의 프로야구처럼 바뀌었다. 지난해 말 심사를 통과한 10개 팀은 반영구적으로 리그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권리를 얻었는데, 쉽게 말해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더라도 하부 리그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승강전의 폐지로 인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면서 리그를 보는 재미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2~3개 팀이 리그 막판까지 벼랑 끝 경쟁을 펼치며 긴장감을 더했고, 플레이오프를 확정한 팀들은 한 단계 더 나은 위치 선점을 위해 치열한 순위싸움을 전개했다.

여기엔 플레이오프 방식의 변화도 한몫 했다. 기존에는 정규리그 5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며, 시즌 1위는 결승에 직행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6강 플레이오프로 바뀌면서 시즌 1위에게 주어지는 결승직행은 사라졌다. 시즌 3위와 6위, 4위와 5위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서 맞붙고, 1위와 2위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직행한다. 다만, 정규리그 1위는 1라운드 승자 팀 중 2라운드 상대를 고를 수 있는 권리가 주어졌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상금 증액 등 외적인 시스템도 변화를 꾀하며 틀을 잡아 나갔다. 먼저, 각 스플릿별 총상금은 3억원에서 4억원으로 증액됐으며, 우승상금 역시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어났다. 또한 LCK 로스터 등록 기준 1군 선수단은 기존 최저 연봉인 2000만원에서 3배 오른 6000만원으로, 코치는 4000만원의 최저 연봉을 보장받게 됐다.

아울러 승강전의 폐지로 선수층이 얇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LCK 10개 팀들은 무조건 2군 리그인 챌린저스 팀을 운영했다. 여기에 소속팀이 프랜차이즈에서 탈락해 갈 곳을 잃은 선수들을 영입한 팀에겐 일정 수준의 연봉을 리그 차원에서 보장하는 지원책도 마련해 프랜차이즈 도입 여파를 최소화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일까, 프랜차이즈 도입 첫 해 LCK 성적표는 꽤 준수하다. e스포츠 차트가 발표한 올해 가장 많은 시간 시청한 e스포츠대회에 LCK 스프링 시즌이 6위, 서머 시즌이 8위에 각각 오른 것. ‘LoL 월드챔피언십’이 1위, ‘도타2 디 인비테이셔널10’이 2위에 오른 이번 조사에서 대한민국 리그가 각각 순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성과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LCK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방증하는 셈이다.

물론 아쉬웠던 점도 있다. 공식 에이전트 제도의 부재나 올스타전이 취소된 상황에서 연말 팬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란 어쩔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여러 시행착오가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래도 리그 자체가 파행으로 치닫지 않은데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 차선의 선택을 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가오는 2022년은 e스포츠가 첫 정식종목이 된 아시안게임까지 앞두고 있어 e스포츠팬들에게는 즐길 거리가 풍성한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크고 작은 변화를 시도하면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시행착오를 겪었던 LCK가 내년 시즌에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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