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컷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지난주 야시엘 푸이그(31)의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계약은 미국 뉴스도 비중 있게 다뤘다. 메이저리그(ML)에서 7년 동안 활동하고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터라 보도 가치가 있는 선수다.

미국 스포츠에서 올스타는 종목의 톱클래스를 의미한다. KBO리그에 진출한 수많은 메이저리거 가운데 올스타는 흔치 않다. 과거 돈을 과감하게 썼던 삼성 라이온즈가 훌리오 프랑코, 카를로스 바에가 등 올스타 출신을 영입한 적이 있다. 2020시즌 도중 키움이 영입한 내야수 에디슨 러셀도 올스타에 한 차례 선정된 바 있다. 코리안 해외파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 류현진 등도 올스타는 딱 한 차례씩만 뽑혔다.

쿠바에서 망명해 미국에 진출한 푸이그는 2019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ML 마지막 활동이다. 2020년 7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이 발표됐다가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타나 무효가 됐다. 이후 성폭력 혐의가 법정까지 이어져 프리에이전트 계약 자체가 불가능했다. 본인은 성폭력 혐의를 부인했으나 합의금을 주고 고소 사건이 취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를 탈출해 제3국 시민권을 받아 프리에이전트가 된 푸이그는 2012년 6월 LA다저스와 7년 4200만 달러 장기계약을 맺었다. 2013년 6월에 데뷔해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쳤다. 파워, 스피드, 강한 어깨에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는 팬을 사로잡는 무기였다.

‘다저스의 목소리’로 통하는 빈 스컬리 옹은 푸이그의 플레이를 보고 ‘야생마(Wild horse)’라는 닉네임을 붙였다. 푸이그는 2016년 이 닉네임으로 아동을 위한 재단을 발족하기도 했다. 야생마 재단이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한때 동료였던 류현진은 푸이그를 “펜스를 무서워하지 않는 선수”라며 두려움 없는 허슬플레이를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라커룸에서 푸이그는 동료에게 매우 거부감을 줬다. 정시에 구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돌출행동은 불편하게 만들었다. 경기에 이기는 날 라커룸은 푸이그가 틀어 놓은 시끄러운 음악으로 선수 취재조차 어려웠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는 푸이그의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에 진절머리를 쳤다.

다저스 구단이 푸이그를 일찍 트레이드하지 못한 이유는 부메랑이 될까 두려워서였다. 워낙 몸이 좋고 배트 스피드를 가진 터라 이적한 팀에서 다저스 때보다 뛰어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2019년 계약 종료 한 시즌을 남기고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했다.

푸이그의 그동안 ML 전력을 보면 좋은 동료는 아니다. 팀 캐미스트리와 거리가 멀다. 키움은 최근 2년 사이 2명의 ML 올스타 출신을 영입했다. 내야수 러셀과 외야수 푸이그다. 모두 ML에서 물의를 일으킨 선수다. 러셀은 가정폭력, 푸이그는 성폭력 혐의.

키움이 물의를 일으킨 두 선수를 영입한 것은 기량이 먼저 고려됐을 터지만 시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일종의 도박이다. 푸이그는 국내 팬에게 류현진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시장성은 있는 셈이다.

푸이그에게 KBO리그는 ML 유턴을 할 수 있는 도약의 무대다. 2022시즌 부상 없이 기대만큼 기량을 발휘하면 ML 유턴도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ML에서 올스타나 이름을 날렸던 선수는 한결같이 KBO리그 적응에 실패했다. LG 제임스 로니도 대표적이다. 푸이그 계약이 대박이 될지, 쪽박이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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