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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오른쪽)이 17일(한국시간)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뒤 아내와 함께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매키니(미 텍사스주) | USA투데이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아마추어 골퍼들은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비거리 300야드에 이르는 호쾌한 드라이버는 감탄을 자아내지만, 결국 타수를 완성하는 것은 정교한 퍼트이기 때문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경훈(30·CJ대한통운)이 이 얘기를 증명했다. 대회 직전 퍼터를 교체하는 승부수로 145만 8000달러(약 16억 4000만원)를 벌어 들였다.

이경훈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 TPC 크레이그 랜치(파72·7468야드)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81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여섯 타를 줄여 최종합계 25언더파 263타로 우승했다. 최경주(51), 양용은(49), 배상문(35), 노승열(30), 김시우(26), 강성훈(34), 임성재(22)에 이어 한국 국적 선수로는 통산 8번째로 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올해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김시우 이후 약 4개월 만에 전해진 한국 선수의 PGA 투어 승전보다.

2016년 PGA 2부투어에 진출한지 5년 만, 2018~2019시즌 정규투어 데뷔 이래 3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일궈냈다. 우승 직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함박 웃음을 지은 이경훈은 “대회를 앞두고 말렛에서 일자형 엔써타입으로 바꿨는데 이게 주효했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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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이 17일(한국시간)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뒤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매키니(미 텍사스주) | USA투데이연합뉴스

실제로 이경훈은 이번 대회에서 라운드당 퍼트수 28.59개로 그린 적중시 평균 1.6개 꼴로 퍼트를 했다. 출전선수 중 6위에 해당하는 좋은 성적으로, 퍼터가 우승 동력이 맞았다. 그는 “이번 주에는 아이언도 티샷도 다 잘됐다. 하지만 몇 달 동안 퍼트가 잘 안돼 고전했다. 이번 주에 퍼터를 바꿨는데 이게 너무 잘됐다”면서 “우승하면 어떻게 할지 많이 생각해봤었는데, 막상 우승하려고 하니 너무 흥분돼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너무 기쁘다”며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경훈은 2015년과 2016년 한국오픈 2연패로 국내 최고 선수로 떠올랐다. 2015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에 올랐고 2012년과 2015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도 1승씩 따냈다. 이후 미국 무대 도전을 선택해 2부투어부터 단계를 밟았고, 올해 2월 피닉스 오픈 공동 2위에 오르며 우승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날 대회 도중 비가 내려 16번홀(파4) 파 퍼트를 남기고 두시간 30분 가량 기다리는 등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지만, 17, 18번홀을 모두 버디로 장식하며 첫 우승을 깔끔하게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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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오른쪽)이 17일(한국시간)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생애 첫 우승 확정 직후 인사하고 있다.매키니(미 텍사스주) | USA투데이연합뉴스

첫 우승을 일궈냈으니 더 큰 무대에 도전한다. 이날 우승으로 마스터스 출전권을 획득한 이경훈은 “당장 다음주에 메이저대회(PGA 챔피언십)가 있고, 내년에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게 됐다. 메이저대회에 참가하는 게 꿈이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겼다. 메이저대회에서 또 경험을 쌓고, 계속 좋은 플레이를 해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싶다. 목표는 계속 잘해서 투어 챔피언십까지 출전하는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78계단이나 뛰어 올라 59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임성재(23위) 김시우(50위)에 이어 3위 성적이다. 순위를 조금만 더 끌어 올려 한국인 랭킹 2위가 되면 올림픽 출전도 가능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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