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학범 감독 \'바로 그거야\'
김학범 감독이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당시 와일드카드 자원인 황의조에게 작전지시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센터 라인과 멀티 능력.

역대 올림픽 축구 와일드카드 자격 요건으로 꼽힌 두 가지 요소가 ‘김학범호’에도 따를 것인가.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에 도전하는 ‘김학범호’의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최대 3명)가 최대 관심사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본선 한 달여를 앞둔 오는 6월 국내에서 계획 중인 평가전을 통해 와일드카드를 포함, 최종 엔트리 18명 구상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파주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 유럽파를 포함해 전 포지션에 걸쳐 11명의 와일드카드 후보군을 추렸다고 밝혔다.

와일드카드는 기존 멤버 중 누군가의 자리를 대체해야 하는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감독이 필요하다고 여기면서도 모두에게 공감을 얻을 만한 선발이 이뤄져야 한다. 다만 역대 와일드카드 사례를 보면 대체로 본선에 데려가는 유형은 비슷했다. ‘한 방’을 더해줄 경험 많은 골잡이와 수비에 능하고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갖춘 자원이 중용됐다.

올림픽 본선은 아시아 무대보다 더 강한 전력을 지닌 상대를 만나는 만큼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공·수 요원이 매우 중요하다. 또 올림픽에 가는 인원은 18명뿐이다. 대회 기간 부상 변수 등을 대비하려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능력이 중요하다.

와일드카드가 처음 시행된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국가대표 간판 골잡이 황선홍과 더불어 공·수 모두 소화 가능한 하석주와 만능 수비 자원 이임생이 선발됐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는 국가대표 공격수 김도훈 외에 수비수 김상식, 홍명보를 뽑았다. 다만 홍명보는 대회 훈련 도중 다쳤고, 강철로 교체됐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도 ‘멀티 플레이어의 상징’과 같은 유상철, 송종국과 더불어 김남일이 와일드카드에 낙점됐다. 그러나 이때도 부상 변수로 본선엔 유상철과 공격수 정경호만 나섰다.

2004 축구 올림픽대표팀 한국-일본 친선경기(평가전)
2004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당시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유상철의 모습. 스포츠서울 DB

2008년 베이징 대회 땐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까지 두루 소화 가능한 김정우와 멀티 수비수 김동진이 뽑혔으며, 역대 최고 성적인 동메달 신화를 쓴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국가대표 원톱 박주영과 더불어 수비수 김창수, 골키퍼 정성룡이 주인공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와일드카드 사상 최초로 공격수 2명(손흥민 석현준)과 멀티 수비수 장현수가 뽑혔다. 그러나 신 감독은 본래 공격수는 손흥민만 뽑고 나머지 2명은 장현수와 또 다른 멀티 능력을 지닌 수비 자원 홍정호를 염두에 뒀었다. 그러나 홍정호는 당시 소속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가 차출을 거부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여러 변수로 인해 계획대로 차출에 성공하지 않은 적이 있으나, 와일드카드는 대체로 센터라인(중앙에 서는 공격수·미드필더·수비수, 골키퍼) 요원과 멀티 플레이어가 차지했다.

김 감독은 3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공격수 황의조, 손흥민과 골키퍼 조현우를 와일드카드로 뽑았다. 여러 전문가는 김 감독이 올림픽 때도 미드필더 자원보다는 최전방과 최후방에 와일드카드를 쓸 것으로 점치고 있다. 2선엔 이강인, 백승호처럼 큰 무대를 누빈 선수 뿐 아니라 이동준, 원두재 등 A대표팀을 오가는 실력파가 워낙 많다. 한 전문가는 “올림픽에서 만나는 수비는 아시아 무대와 다르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을 지닌 원톱은 필수적으로 뽑을 가능성이 크다”며 “나머지는 풀백이나 센터백을 두루 소화할 수비수 선발이 유력해 보인다”고 점쳤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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