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왓차 티빙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토종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가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쿠팡플레이부터 올해 한국 상륙을 예고한 디즈니플러스까지 OTT 춘추전국시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조짐이다. 글로벌 OTT의 자금력 때문에 토종 OTT들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되지만, 지난해 시험단계를 거친 국내 OTT 사업자들은 올해 본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며 살길을 마련하고 있다. 각 플랫폼별 오리지널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 OTT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웨이브는 첫 자체 제작 드라마 ‘녹두전‘을 시작으로 지난해 ‘SF8‘, ‘거짓말의 거짓말’, ‘날아라 개천용’, ‘바람피면 죽는다’ 등 지금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680억원 규모를 집행했다. 특히 ‘SF8’은 웨이브에서 누적 시청자 수 80만 명을 넘기며 이후 공중파에서 정식 편성하면서 추가로 웨이브 가입자를 끌어오는 데 기여했다. 웨이브는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규모를 900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오는 2월 올해 첫번째 오리지널 ‘러브씬넘버#’를 시작으로 국내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지속해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왓챠는 올해 공격적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힘쓴다. 지난해까지 총 누적 투자액 59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왓챠는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 독점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왓챠는 최근 ‘넷없왓있’(넷플릭스에는 없고 왓챠에는 있는) 마케팅을 통해 해리포터 시리즈 등 넷플릭스에 없는 콘텐츠를 대거 확보해 많은 신규 구독자를 늘리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왓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돌입해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티빙도 지난해 10월 CJ ENM에서 분사 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 했다. 1월 말 첫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을 공개할 예정이다. CJ ENM이 네이버와 콘텐츠 제작 동맹을 맺음에 따라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 통로도 확보한 상태다. 티빙은 3년간 콘텐츠 제작으로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디즈니

너도나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주목하는 이유는 판권 비용 때문이다. 자체 제작 후 독점 스트리밍을 하다보니 수십, 수백억에 달하는 판권 비용에 추가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토종 OTT들은 수년 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신규 이용자를 유입한 넷플릭스의 행보를 본보기 삼고 있다. ‘킹덤’ 등 자체 제작한 K-콘텐츠가 전세계적인 팬덤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다만 현재 국내 OTT 사업자들이 추진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사업은 이제 막 초입 단계로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HBO맥스 등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에 아직은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투자 규모를 키워야하는 선결과제가 있어서 자칫 치킨게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지난해 콘텐츠 제작비는 약 17조원으로 이는 한해 국내 방송시장 전체 방송매출액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이룬 상태이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각개전투는 사실상 어렵다. 이들과 맞서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차별화된 콘텐츠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국내 OTT들도 독자적인 기획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시장 규모를 넓혀 나가는 게 중요하다. 한 OTT 관계자는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도 통하는 만큼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바라본 OTT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도 “다른데는 없는, 볼 게 많은 OTT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는 건 당연하다. 국내 OTT가 서비스 개선과 함께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면 글로벌 OTT에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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