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C Championship Golf
타이거 우즈(오른쪽)와 아들 찰리가 20일(한국시간) 리츠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PNC챔피언십 첫 날 밝은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올랜도(미 플로리다주)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11세 어린이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출전했다. 175야드(약 160m)를 남겨둔 파5 세컨드 샷을 5번 우드로 공략해 1m 옆에 붙이더니 이글을 낚았다. 보라색 셔츠에 검정색 바지로 통일한 부친은 자신이 이글을 낚은 것처럼 기뻐했다. 태어났더니 부친이 타이거 우즈(44)인 찰리가 전세계 골프팬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찰리 우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한 PGA투어 이벤트 대회인 PNC 챔피언십에 부친 타이거와 함께 출전했다. PNC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20명이 가족과 짝을 이뤄 2라운드 36홀을 소화하는 대회다. 한 팀의 선수 두 명이 각자 티샷을 하고, 두 개의 티샷 결과 중 더 나은 쪽을 택해 두 명 모두 그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하는 방식이다.

찰리는 참가자 중 최연소이지만,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2009년 태어난 찰리는 지난 8월 지역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해 ‘남다른 유전자’를 타고 났음을 알렸다. 대중 앞에서 처음 기량을 뽐내는 무대라는 것도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 배경이 됐다. 첫 홀 아빠의 두 번째 샷과 아들의 퍼트로 버디를 합작한 우즈 부자는 3번 홀(파5) 이글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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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왼쪽)와 아들 찰리가 20일(한국시간) 리츠칼턴 골프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PNC챔피언십 첫 날 밝은 표정으로 라운드를 하고 있다. 찰리가 이글을 기록하자 기쁨을 참지 못하는 우즈. 올랜도(미 플로리다주) | AFPAP연합뉴스

티 샷을 페어웨이 왼쪽에 떨어뜨린 찰리는 핀까지 175야드를 남겨두고 5번 우드로 풀스윙했다. 이 공이 그린에 올라가 홀 우측 1m 지점에 멈춰섰고, 직접 이글 퍼트까지 컵에 떨어뜨렸다. 혼자 힘으로 PGA투어 무대에서 이글을 따냈다. 퍼트를 지켜보고 박수를 보낸 우즈는 아들의 손을 잡으며 기쁨을 나눴고, 입이 귀에 걸릴 듯한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우즈 부자는 4∼7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이어갔고, 9번 홀(파4)에서도 한 타를 줄여 전반에만 8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서는 다소 주춤했으나 16번 홀(파4)에서 찰리의 예리한 두 번째 샷이 들어갈 뻔하며 또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날 10언더파 62타를 친 우즈 부자는 14언더파 58타를 기록한 맷 쿠처(42·미국)와 아들 캐머런(13) 조에 4타 뒤진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찰리는 걸음거리나 스윙 루틴 등 타이거와 판박이 모습으로 수 많은 골프팬의 입가를 미소로 바꿨다. 타이거 우즈는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아빠라는 점이지만, 찰리와 나 모두 경쟁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기고 싶다”는 말로 끝까지 진지하게 대회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타 2세는 부친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스포츠계 속설을 찰리가 바꿀 수도 있어 보인다. 이미 스타 탄생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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