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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이번 ‘프로듀스’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Mnet에 있습니다.”

Mnet의 입장이 공허하게 느껴진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김용범 CP, 안준영 PD 항소심에서 실제 피해자들의 실명이 공개해 후폭풍이 거세다.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 제작진은 물론 Mnet과 CJ ENM을 향한 비난 여론이 커졌고 현재 프로젝트 그룹 중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이즈원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이즈원은 최종 단계에서 떨어진 피해자가 두 명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동시에 수혜를 입은 멤버가 포함되었다는 의미이기에 12월 컴백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등장했다. 수혜자를 공개하지 않은 재판부는 “자신의 순위가 조작됐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들도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또 이름을 밝히게 되면 정작 순위 조작 행위를 한 피고인을 대신해 희생양이 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하지만 실제 비난의 화살은 Mnet이나 CJ ENM이 아닌 아이즈원에게 향하고 있다.

게다가 또 다른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출신 가수들은 ‘2020 MAMA’에서 합동무대를 준비했지만 무산됐다. 이 역시 피해자 명단이 공개된 것이 변수로 작용했지만 일부 멤버들의 기획사는 이미 그 전부터 합동무대 요구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듀스’ 투표조작과 관련한 일련의 상황을 짚어보자면 Mnet이나 CJ ENM는 자신들의 입장과 달리 점차 그 책임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그리고 이를 여전히 제작진의 일탈로 여기며 이에 통해 파생되는 여러 논란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대해서는 적당히 거리는 두는 모양새다.

한 기획사는 “CJ ENM과 Mnet이 책임을 진다고 하지만 정작 구설이나 논란이 일어나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각 개별 소속사에게 부담이나 책임이 전가 되는 모양새다. 물론 사태 파악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반응하는 것은 맞지만 달리 보면 기획사나 아이돌 뒤에서 초기 비난이나 돌을 맞지 않으려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명단 공개로 여러 논란 뿐만 아니라 현재 투표조작으로 억울하게 떨어진 연습생에 대한 피해 보상 문제도 주요한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Mnet은 “사건 발생 후부터 자체적으로 피해 연습생들을 파악하고 보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는 피해 보상이 완료된 상태이며 일부는 아직 협의 진행 중이다.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몇몇 피해자 측에서는 이와 달리 아직 구체적으로 진척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피해보상 의지와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주고 있다. 물론 시즌과 연습생마다 피해의 정도와 이를 보상할 수 있는 조건이 다르지만 처음 피해보상을 언급한 지 11개월이 넘었지만 구체적인 협의 과정이나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회사는 자신들의 연습생이 이번 공개로 피해자인 것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지며 그 동안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련 소속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업계에서 Mnet과 CJ ENM의 영향력이 높은 가운데 보상 협의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프로듀스’ 시리즈와 이를 통해 탄생한 아이돌로 얻은 금전적인 이익은 명확할 수 있지만 투표조작으로 당한 피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계산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특히 엠넷은 순위조작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이익과 향후 발생하는 이익을 모두 음악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한 기금 및 펀드 조성에 쓴다고 했는데 피해보상은 이와 별개로 이루어져야 한다. 게다가 이미 CJ ENM은 ‘프로듀스’와 이를 통해 탄생한 아이돌을 자신들의 다양한 사업에 활용하며 상대한 무형의 이익을 얻었기에 이 역시 환원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Mnet과 CJ ENM은 이제 말을 아끼거나 아이돌 뒤에서 있기보다는 전면에 나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대책이나 대안을 제시하고 진행상황도 공개해야 한다. 단순히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을 통해 얻은 이익을 내놓고 피해보상으로 이를 포장한다면 오히려 더 큰 비난을 자초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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