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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와 송명기(왼쪽부터). | 스포츠서울DB

[광주=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정규시즌을 통해 기량은 증명했다. 전반기 구창모(23), 후반기 송명기(20)가 없었다면 NC 또한 절대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둘 수 없었다. NC 이동욱 감독이 구창모의 재활 과정을 면밀히 살피며 빅스테이지 선발진을 구상하고 있다.

좀처럼 풀리지 않았던 과제의 해답을 얻었다. 창단 후 늘 토종 에이스 갈증에 시달렸는데 올해 순식간에 두 명이 도약했다. 구창모는 전반기 13경기에서 9승 0패 평균자책점 1.55로 MVP 모드를 질주했다. 후반기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불펜에서 선발로 자리를 옮긴 송명기가 구창모의 공백을 메웠다. 사실상 올해 처음으로 1군에서 로테이션을 돌고 있음에도 후반기 선발 등판한 11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한 송명기다. 마이크 라이트가 고전하지만 NC는 송명기가 선발 등판한 최근 5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전반기에 구창모·드류 루친스키로 원투펀치를 구성했다면 후반기에는 루친스키·송명기 원투펀치를 내세우고 있는 NC다.

이 감독 또한 “명기가 던질 때마다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미소지으며 “명기는 일단 마운드에서 모습부터 스무살의 모습이 아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다하고 있다. 명기가 던질 때 타선이 잘 치기도 한다. 그러면서 명기도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고 송명기와 팀전체가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설명했다. 송명기가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지난 20일 광주 KIA전에 대해서는 “초구부터 씩씩하게 들어갔고 상대 타자도 치려고 하다가 투구수가 줄었다. 이닝을 더 끌고 갈 수 있었는데 뒤에 투수가 있어서 6회까지만 던지게 했다. 스무살 투수가 팀에 힘이 되고 에너지를 주면서 팀 전체적으로 활력이 생겼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향후 포스트시즌 선발진에 송명기가 포함될 수 있나?’는 질문에 “충분히 포함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 일단은 창모까지 봐야한다. 시간을 두고 (포스트시즌에서) 송명기의 자리를 결정하겠다. 명기는 정규시즌에 한 번 정도 더 선발 등판시킬 생각도 있다. 전체적인 상황을 더 보고 다음 결정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당장 최근 경기만 놓고 보면 루친스키와 송명기의 한국시리즈(KS) 선발진 합류는 기정사실이다. 송명기가 선발진에 들어갈 확률이 라이트가 선발진에 포함될 확률보다 높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감독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고 좌투수인 구창모가 선발진에 포함된다면 보다 균형잡힌 마운드를 구축하게 된다.

이 감독은 지난 21일 마침내 교육리그를 통해 실전을 소화한 구창모에 대해 “최고 구속은 141㎞까지 나왔다. 투구 후 통증에 대한 얘기는 없다. 21일 상태를 보고 그 다음 일정을 결정할 것이다. 퓨처스에서 한 경기를 더 뛰던지 1군에서 중간 등판을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창모의 재활 종착역은 당연히 KS 선발 등판이다. 시간적 여유도 있다. 11월 17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시간은 충분하다. 통증없이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려가면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시점에서는 5이닝 이상 소화도 바라볼만 하다.

이 감독은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패배로 사령탑 데뷔해를 마무리하면서 “3선발을 맡을 수 있는 토종 선발을 반드시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구창모를 머릿속에 넣고 올해를 바라봤는데 구창모는 물론 송명기까지 급성장을 이뤘다. 약 4주 후 정상 무대에서 토종 좌우 원투펀치가 NC의 현재와 미래를 두루 밝힐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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