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양현종, 웨스틴 브룩스의 쾌유를 위해...모자에?
KIA 타이거즈 선발 양현종.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양현종(32)이 지독한 아홉수에 걸렸다. 5.2이닝 동안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는 등 7.1이닝 동안 110개를 던지며 3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그나마 KIA가 연장 혈투 끝에 김태진의 끝내기 중전안타로 전날 패배를 설욕한 게 위안거리였다.

양현종은 이날 롯데 타선을 맞아 시즌 최고 역투를 펼쳤다.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을 배가할 체인지업을 적극 배치하며 6회 2사까지 17연속타자 범타 처리로 퍼펙트 행진을 했다. 정보근의 빗맞은 타구를 3루수 김태진이 1루에 송구하지 못해 내야안타가 돼 퍼펙트 행진이 깨졌다. 흔들릴 법 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양현종은 8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KIA 타선이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에 막혀 단 1득점에 그쳐 에이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양현종은 지난달 28일 SK전에서 시즌 9승째를 따낸 뒤 5경기째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터라 상상 이상의 아홉수에 단단히 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6으로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4.46)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있지만, 승리의 여신이 계속 외면하고 있다.

오죽하면 KT 이강철 감독이 “야구에 빠져있지 말고 아예 다른 일을 하면서 생각을 지우라”는 직접적인 조언을 하고 나섰다. 이 감독은 “나도 10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이어갈 때 수도 없이 아홉수에 걸렸다. 영화도 보고, 술도 마시는 등 결과를 잊기 위해 다른 짓(?)을 많이 했다”고 노하우를 전했다.

[포토] KIA 김태진,
KIA 타이거즈 김태진.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양현종은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팀은 이겼다. 운이 작용했다.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최원준이 롯데 박진형을 상대로 우익수 플라이를 쳤다. 빗맞은 타구였지만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구조 탓에 롯데 우익수 손아섭이 타구를 완전히 놓쳤다. 광주구장 본부석 구조물 탓에 해가 넘어갈 무렵에는 내야까지 그림자가 드리운다. 명암이 뚜렷하기 때문에 해를 정면으로 봐야하는 외야수 입장에서는 수비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그래도 국가대표 베테랑 손아섭이 타구를 놓친 것은 승운이 KIA로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손아섭이 볼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최원준은 3루까지 내달렸다.

김선빈이 전진수비 하던 2루수 김동한의 다이빙캐치에 걸려 1사 3루가 되자 롯데 벤치는 프레스턴 터커와 최형우를 연속 자동고의4구로 내보내 누를 채웠다. 대타로 나선 홍종표가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나 기회를 무산시키는 듯 했지만, 김태진이 최준용의 초구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로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태진은 이날 KIA가 얻은 두 점을 모두 자신의 방망이로 만들어내며 생애 첫 끝내기 안타의 짜릿함도 만끽했다. 이날 승리로 KIA는 역대 세 번째 팀 2500승에 입맞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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