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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골키퍼 휴고 요리스(오른쪽)가 20일(한국시간) 사우샘프턴 원정에서 4골을 터뜨리며 팀 역전승을 이끈 손흥민을 끌어안고 있다. 사우샘프턴 |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유럽 커리어 11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 경기 4골’ 역사를 쓴 손흥민(28·토트넘)은 경기 직후 ‘4골 기념공’을 들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골키퍼 휴고 요리스를 향해 웃으며 “볼~”을 외쳤다. 그러자 요리스도 미소지으며 손흥민에게 공을 건네더니 꼭 끌어안으며 축하했다.

두 달 전 하프타임 ‘라커룸 다툼’으로 국내는 물론 현지에서도 주목받았던 손흥민과 요리스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포옹으로 서로를 대했다.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사우샘프턴과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5-2 역전승을 이끈 뒤 동료의 축하 세례를 받았다. EPL 무대에서는 첫 해트트릭이자, 공식전 한 경기 4골은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을 포함해 지난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경기 후 현지 중계 카메라가 MOM(최우수선수) 손흥민의 동선을 잡았다. 이날 손흥민의 4골을 모두 도운 케인과 투샷을 먼저 잡더니 이후 요리스와 포옹이 눈길을 끌었다.

둘은 지난 7월7일 에버턴과 2019~2020시즌 EPL 34라운드에서 뜻밖에 말다툼을 벌였다. 주심의 전반 종료 호루라기가 울린 뒤 토트넘이 라커룸으로 향하던 중 손흥민과 요리스가 언쟁을 벌였는데, 몸싸움까지 벌이려고 하자 동료가 달려들어 말렸다. 요리스는 전반 막판 에버턴의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의 수비 가담을 지적했고, 손흥민도 강하게 반박하면서 부딪혔다. 둘은 나중에 화해했고, 경기 종료 후에도 포옹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다만 최근 토트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당시 다툼이 재조명됐고 라커룸에서도 지속해서 다투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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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과 휴고 요리스가 에버턴전 전반 직후 말다툼하고 있다. 런던 | 장영민 통신원

하지만 이날 손흥민과 요리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훈훈한 포옹 세리머니를 했다. 지난 에버턴과 EPL 개막전에 이어 토트넘은 팀 공격이 전반 내내 답답할 정도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바꾼 건 ‘손흥민의 속도’다. 그는 팀이 0-1로 뒤진 전반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 번개 같은 속도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케인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동점골로 연결했다. 그리고 후반 비슷한 패턴으로 세 골을 더 집어넣으면서 이 경기 승리는 물론 토트넘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주장 요리스도 ‘엄지 척’ 할 수밖에 없는 만점 활약이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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