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11
토트넘 손흥민이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최근 동생을 잃은 팀 동료 세르주 오리에 앞에서 추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뉴캐슬 | 공동취재단

손흥민 3005분
그래픽 | 윤기영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3005분의 신화.’

시즌 잔여 2경기를 남겨둔 손흥민(28·토트넘)의 2019~2020시즌은 이렇게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 매 시즌 아시아 유럽파 새 역사를 쓰는 ‘월드스타’ 손흥민이 유럽 리그 진출 10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 시즌 공격포인트 30개’를 달성했다. 그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 0-0으로 맞선 전반 27분 오른발 선제골을 터뜨렸다. 지오바니 로 셀소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간결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13일 아스널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다. 토트넘은 후반 해리 케인의 두 골을 묶어 뉴캐슬을 3-1로 꺾고 승점 55(15승10무11패)를 확보하면서 내년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꿈을 이어갔다.

◇‘10-10 가입’이어 사상 첫 공격포인트 30개…‘이게 월클이다’

지난 아스널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개인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로 단일 시즌 ‘EPL 10골-10도움’ 기록을 쓴 그는 이날 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전까지 EPL과 컵대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시즌 전 대회를 통틀어 17골12도움을 기록 중이던 그는 이날 1골을 추가하면서 리그 11호 골이자 시즌 18호 골을 완성했다. 그리고 올 시즌 공격포인트도 30개(18골12도움)를 채우면서 종전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인 2017~2018시즌(18골11도움), 2018~2019시즌(20골9도움) 29개를 경신했다.

EPL로 국한해도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다. 손흥민은 올 시즌 현재까지 리그 28경기(선발 26회)를 뛰며 11골10도움(21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2017시즌 34경기를 뛰며 달성한 EPL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20개(14골6도움)를 넘어선 신기록이다. 해결사이자 기회 창출에 능한 전천후 공격수를 상징하는 ‘10-10 가입’으로 오름세를 탄 그는 마침내 아홉수를 끊고 공격포인트 30개까지 찍으면서 월드클래스 공격수임을 재입증했다.

손흥민(토트넘 인스타그램)
토트넘 손흥민. 출처 | 토트넘 인스타그램 캡처

◇징계, 트라우마, 부상, 코로나까지…우여곡절 이겨낸 3005분

우여곡절을 이겨낸 대기록이어서 더욱더 뜻깊다. 손흥민에게 올 시즌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그는 지난해 11월4일 에버턴전에서 안드레 고메스가 발목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하는 데 빌미가 된 백태클을 시도한 뒤 커다란 충격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 다만 고의성이 없었던 만큼 동료와 주변인에게 위로받았고, 출장 정지 징계도 철회됐다. 나흘 뒤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곧바로 골 맛을 본 그는 이어진 셰필드전까지 연속포를 가동하며 트라우마를 스스로 이겨냈다. 그리고 12월8일 번리전에서 ‘70m 드리블 원더골’을 터뜨리며 확실하게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2주 뒤 열린 첼시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발을 높게 들었다가 퇴장,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러다가 올 1월23일 노리치시티전부터 2월16일 애스턴 빌라전까지 5경기 연속골(6골)을 가동, 해리 케인 부상 공백 속에서 구세주 구실을 했다. 그러나 애스턴 빌라전에서 오른팔 골절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오르면서 또다시 전열에서 이탈했다. 시즌 아웃이 유력해 보였다. 하늘이 도왔을까. 코로나19로 리그가 멈춰선 게 오히려 반등 기회가 됐고, 그사이 기초군사훈련까지 소화한 그는 최상으로 몸을 회복해 시즌 잔여 경기에서 훨훨 날아올랐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전 대회 39경기(EPL 28경기)에서 정규시간 기준으로 3005분을 뛰었다. 그리고 18골을 비롯해 30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평균 100분당 1개 공격포인트를 기록, 거의 매 경기 골이나 도움을 기록했음을 의미한다. 29개를 달성했던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엔 각각 3379분, 3293분을 뛰었다. 아직 2경기가 남아 있고 갓 3000분을 넘긴 시점에서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을 썼다는 것만으로도 손흥민의 경기력과 팀에 기여하는 수준이 한층 더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