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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아스널을 상대로 리그 10호 골을 터뜨린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런던 | 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손흥민(28·토트넘)이 아시아 빅리거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썼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다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 홈경기에서 1골1도움 원맨쇼로 2-1 역전승을 이끌며 ‘승리의 히어로’가 됐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그동안 왼쪽 측면에 국한해 활용한 손흥민을 이날 해리 케인과 최전방 투톱으로 포진, 공격적인 전술로 승점 3을 노렸다. 하지만 전반 16분 아스널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에게 오른발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얻어맞으며 흔들렸다. 그러나 3분 뒤 손흥민이 반전의 디딤돌을 놓았다. 상대 수비 백패스 실수 때 공을 낚아챈 그는 문전으로 드리블 돌파, 상대 수문장 데미안 마르티네즈의 전진 방어를 따돌리는 절묘한 왼발 칩슛으로 동점포를 터뜨렸다. 이어 1-1로 맞선 후반 36분 코너킥 키커로 나서 정교한 킥으로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의 헤딩 결승골까지 도왔다. 그는 이전까지 ‘EPL 북런던 더비’에서 10차례 출전했지만 골이 없었다. 이날 통산 첫 골과 더불어 결승골을 도우며 2개 공격포인트를 수확, 북런던 더비를 ‘슈퍼 SON데이(현지언론에서 경기가 열린 일요일과 손흥민의 활약을 합쳐 만들어낸 용어)’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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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과 ‘북런던더비’에 선발 출격한 토트넘 손흥민. 출처 | 토트넘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아시아인 EPL 최초 역사 또…기록으로 말하는 ‘월드클래스’

손흥민은 이날 1골 1도움으로 ‘리그 10호 골과 10호 도움(10-10)’을 동시에 해내면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EPL 10-10 클럽에 가입했다. 그는 지난 2017~2018시즌 전 대회를 통틀어서 18골 11도움을 기록하며 10-10을 기록한 적은 있다. 다만 리그에서 10-10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리그에서 10-10은 전천후 공격수의 상징과 같다. 올 시즌 EPL에서 10-10을 달성한 건 손흥민과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11골18도움) 단 두 명이다.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를 통틀어서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22골20도움)와 미켈 오야르사발(레알 소시에다드·10골10도움),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17골16도움), 세르주 나브리(바이에른 뮌헨·12골10도움). 알라산 플레(묀헨글라드바흐·10골10도움)밖에 없다. 그만큼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을 아시아 대표 주자인 손흥민이 7번째로 해냈다.

또 손흥민은 아스널전 골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4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 입단 두 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 14골을 터뜨린 그는 2017~2018시즌, 2018~2019시즌 나란히 12골씩 터뜨렸다. 빅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은 톱클래스 공격수의 상징과 같다.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 입성 이후 리그 두 자릿수 득점, 시즌 전 대회 20골 이상 달성, 이달의 선수 수상(2회), 올해의 골 등 숱하게 아시아 선수 새로운 역사를 쓴 그는 오른 팔꿈치 부상과 코로나19 여파로 뒤숭숭했던 올 시즌도 월드클래스다운 지표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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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오른쪽)이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공을 주시하며 달리고 있다. 출처 | 토트넘 인스타그램 캡처

◇‘토트넘 간판’ 이젠 케인 아닌 손흥민, 주가 치솟는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SNS에 올 시즌 10-10을 달성한 손흥민, 데 브라위너를 나란히 게재하며 ‘Exclusive Club(상류클럽)’이라고 조명했다. 손흥민은 어느덧 케인을 제치고 토트넘을 대표하는 ‘넘버원 스타’로 거듭났다. 시즌 전체 골 수는 19골(리그 13골·챔피언스리그 6골)을 터뜨린 케인이 손흥민(17골)보다 2골 더 많다. 하지만 질적으로 다르다. 케인이 골을 넣은 15경기에서 토트넘은 단 8승에 그쳤다. 그러나 손흥민이 골을 넣은 13경기에서는 무려 10승을 거뒀다. 특히 손흥민은 리그 8경기에서 골을 넣었는데 팀은 7승1무를 기록했다. ‘승리의 파랑새’와 다름이 없다.

손흥민은 케인과 더불어 타 팀 혹은 타 리그 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때마침 토트넘이 아스널전 승리로 승점 52(14승10무11패)를 기록하며 차기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권 획득 불씨를 살렸다. 다만 출전권을 놓치면 손흥민의 거취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수확하며 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토트넘은 팀 내 최고 주급인 케인을 보내더라도 손흥민은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로서는 더 나은 수준의 계약을 맺을 수도 있고, 이적시장 상황에 따라 타 빅클럽 제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어찌 됐든 손흥민의 주가는 코로나 시대를 딛고 유럽 시장에서 갈수록 치솟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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