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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UFC 헤비급의 강력한 컨텐더 커티스 블레이즈(29)가 ‘龍’의 역린을 건드렸다. 블레이즈는 최근 ‘UFC 파이트 나이트 on ESPN 11’에서 알렉산더 볼코프를 압도하며 자신의 몸값을 상승시켰다. 4연승으로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의 강력한 도전자로 떠올랐지만 그의 커리어와 행보에 청신호가 켜질 것 같지는 않다.

바로 UFC의 수장 데이나 화이트가 가장 듣기 싫은 말을 했기 때문이다. 블레이즈는 최근 팟캐스트 ‘The Luke Thomas Show’와의 인터뷰에서 “화이트 대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첫째,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나의 스타일. 둘째, 지루한 그래플링을 구사하는 것. 셋째, UFC의 인기에 비해 선수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고 떠드는 것”을 거론했다.

화이트 대표는 올해 전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많은 대회를 연기하거나 포기해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미국을 대표하는 프로스포츠 단체인 MLB, NFL, NBA 등이 아직 개막전도 열지 못하고 국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사이 UFC는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몇 차례 대회를 열었다. 3월과 4월에는 대회를 열지 못했지만 5월에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일주일 동안 세 개의 대회를 소화했고, 6월에는 기존의 일정대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7월에는 한 달 동안 아예 중동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한 야스섬에 ‘파이트 아일랜드’라는 전용경기장을 개설해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초강수로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비난은 뒷전이고 대회가 우선인 화이트 대표의 시각이다.

아울러 경기 일정의 불규칙함과 더불어 화이트 대표는 통합랭킹 1위인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의 은퇴압력, 플라이급과 밴텀급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헨리 세후도의 은퇴발표, 웰터급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호르헤 마스비달의 비난을 들으며 사면초가에 몰렸다. 모두 ‘미미한’ 파이트머니 때문에 생긴 일이다. 블레이즈의 지적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UFC가 프로스포츠 단체로서 인기와 흥행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의 파이트머니를 지급하고 있다는 비난은 전부터 받아왔다.

블레이즈가 인터뷰에서 가장 강력하게 주장한 부분은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스폰서십을 받는 것과 선수노조의 출범이다. 즉 선수 개인의 인기도에 따라 스폰서십을 받아 가치를 높이는 것과 선수들이 단결해 노조를 통해 대회사(UFC)와 파이트머니 및 기타 수당, PPV(pay-per-view) 비율을 정하는 것이다.

현행 스폰서십의 경우 UFC가 리복과 독점계약을 체결해 선수 개개인이 후원을 받을 수 없는 구조이고 파이트머니 및 기타수당도 UFC가 일방적으로 정해준 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요구는 타 프로스포츠 단체에서는 이미 선행되고 있다. 농구 전설 마이클 조던이 세계최고의 스포츠브랜드 나이키로부터 후원을 받아 엄청난 재산을 쌓아 올린 것이 예이다. MLB도 몇차례 선수노조 사태를 겪으면서 선수들의 연봉 및 지위가 한층 높아지기도 했다.

블레이즈의 요구는 당연히 시대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되레 늦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UFC의 후진성을 지적하고 있다. 2001년 UFC를 인수하며 세계인의 인기스포츠로 만든 장본인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데이나 화이트 대표다.

요즘처럼 가장 기본적인 파이트머니부터 세금과 보험료 등 선수들의 요구가 봇물 터지는 듯 쏟아진 적이 없었다. 선수들의 요구에 담을 쌓고 있는 화이트 대표가 전향적으로 생각해봐야할 시점이다.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출처 | 커티스 블레이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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