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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시원. 제공|박민희 작가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뮤지컬 배우 박시원(42)이 오는 7월 8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더 모먼트’에서 새롭게 변신한다.

‘더 모먼트’는 세 명의 남자가 각자 어떤 이유로 산장에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과거, 미래를 오가고 공간을 초월하는 동화적 판타지가 결합된 창작뮤지컬이다. 박시원은 이 뮤지컬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오랫동안 폐인생활을 하며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열망으로 버텨온 40대 후반의 사내 역을 맡았다. 이 뮤지컬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2장을 열게 됐다는 박시원을 최근 대학로 카페 장(張)에서 만났다.

박시원은 “이 뮤지컬은 뭔가 심각하면서 유머, 서스펜스, 스릴러, 판타지 등이 섞여있다. 내가 맡은 ‘사내’ 역은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적 인물로 사랑한 여자에게 못다한 말을 하기 위해 산장을 찾아간다. 지금까지 심각한 역을 주로 했는데 이번 뮤지컬로 코미디를 처음 해본다. 혼자였다면 못했을텐데 동료 배우들이 잘 리드해줘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관객을 웃기기 위해서는 배우들끼리 호흡이 유기적으로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가 사라져 고민인 30대 공무원 ‘남자’ 역의 강정우, 주민진, 유제윤, 거칠고 반항적인 ‘소년’ 역의 김지온, 홍승안, 정대현 등과 호흡을 맞춰가면서 연기의 새로운 매력을 알아가고 있다.

극 중 가슴 절절한 사랑 노래 ‘나의 별은 너였어’를 부를 때면 연습 때마다 감정이 벅차오른다. 그는 “미래는 항상 열려있다. 오늘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꿀 수 있다. 현재에 대한 결정이 미래를 만든다. 바로 내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박시원은 “올해 초 쌍둥이를 낳은 산후우울증이 집사람이 아니라 내게 왔다. 코로나19로 지방공연이 취소되고 들어오는 작품이 없어 배우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다. 제주도에 내려가 조그만 식당을 차릴까도 했다. 그러다 이 뮤지컬에 캐스팅됐다. 이 작품이 결정되고 나서 좋은 일이 계속 생겼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인생을 지속하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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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시원. 제공|박민희 작가

박시원은 노력파로 유명하다. 뮤지컬 ‘아이다’에서는 앙상블로 시작해 이집트를 손에 넣기 위해 아들 라다메스를 이용하는 집정관 조세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시립가무단에서 활동할 때는 춤을 잘추기 위해 남들이 퇴근하고도 두시간씩 남아 연습했다. 뮤지컬 ‘블루레인’에서는 이기적인 남자 존 루키페르 역을 맡아 소름끼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무대에 있을 때 비로소 살아있는 기분을 느낀다는 박시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무대이기에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동료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이름을 알리고 인기를 얻었다. 함께 무대에서 땀흘리던 동료 배우들이 인기를 얻은 모습에 축하를 보내면서도 부러운 마음이 든다는 그다. 박시원은 “뮤지컬 배우들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니까 좋다. 나도 방송이나 영화 등 좋은 작품을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때가 있는 것 같다. 준비를 잘 하고 있다가 때가 오면 그때 편안하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 연기학원에 다니던 친구의 영향으로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연기를 시작했고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지 16년이 흘렀다. 최근엔 배우로서 더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 개명도 했다. 박시원은 “박송권에서 박시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박송권이라는 이름이 부르기가 어려워 사람들이 잘 못알아듣는다. 그래서 부르기 쉽고 좋은 이름으로 개명하고 더욱 열심히 활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래, 연기, 춤 등 3가지를 모두 잘 소화해야 하는 뮤지컬이지만 그중에서도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무대에서 짱짱하게 노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뮤지컬 ‘더 모먼트’는 표상아가 극작과 연출, 작곡가 김여우리가 음악을 맡았다. 7월 8일부터 9월 6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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