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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내야수 전병우가 지난 6일 고척 LG전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손혁 감독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키움 히어로즈 제공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다시 한 번 트레이드 성공사례를 만들 모양새다. 가장 절실했던 핫코너 적임자가 생긴 것과 더불어 공격에서도 만능키가 되고 있다. 그리고 멀티 포지션 소화도 가능하다. 키움이 내야수 전병우(28)을 통해 특유의 토털 베이스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전병우와 키움 모두에 있어 더할나위없는 일주일이다. 전병우는 지난 2일 대전 한화전부터 6일 고척 LG전까지 5경기에서 타율 0.400을 찍었다. 이번주 첫 경기부터 처음으로 4안타 경기를 펼치며 시동을 걸더니 지난 5일 고척 LG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안타를 날렸다. 그리고 6일 고척 LG전에서는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자신의 이름 키움팬들에게 각인시켰다.

6일 경기 후 전병우는 “내 인생 첫 번째 끝내기 안타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시절에도 끝내기 안타를 친 적이 없다. 지금 기분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활짝 웃었다. 상대 투수 이상규의 패스트볼에 집중했고 두 차례 파울을 친 후 우측 담장을 강타하는 타구를 날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병우의 안타로 키움은 이번주 전승으로 5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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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내야수 전병우가 6일 고척 LG전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 키움 히어로즈 제공

과정 또한 의미있다. 손혁 감독은 전병우의 주포지션을 3루수로 판단하면서도 다른 내야수들처럼 키움 특유의 시스템에 녹아들게 만들었다. 5일 경기 후반에 전병우의 포지션을 2루로 옮겼고 전병우가 2루수로도 괜찮은 모습을 보이자 6일에는 아예 2루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6일 박병호와 박동원을 체력안배 차원에서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 전병우를 2번 타순에 배치하는 담력도 펼쳐보였다. 손 감독은 “전병우를 데려오기 전에는 타격이 최대 강점이라고 봤다. 그런데 와서 보니 수비하는 모습도 괜찮다. 스스로 수비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며 “유격수를 제외한 모든 내야 포지션이 된다고 본다. 앞으로 내야진을 보다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병우를 통한 청사진을 그렸다.

실제로 키움 주전 내야진은 모든 선수가 멀티 포지션을 수행할 수 있다. 내야수비의 핵심인 김하성은 이따금씩 3루도 맡는다. 김혜성은 내야 네 자리를 모두 책임진다. 박병호 역시 이따금씩 3루에서 수비 훈련을 할 정도로 비상시에는 핫코너 수비도 가능하다. 서건창은 2루와 지명타자를 오간다. 여기에 전병우까지 가세했다. 토털 베이스볼을 앞세워 시즌 내내 승리와 체력안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얼마든지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 6월말 혹은 7월초 복귀예정인 임병욱이 부상 이전 활약을 펼치고 새 외국인타자 영입에 성공하면 야수진 짜임새는 지난해보다도 낫다. 이정후가 장타에도 눈을 떴고 박동원은 양의지와 같은 타격지표를 찍고 있다. 그 누구도 박병호의 최근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손 감독은 원하는 외국인타자 유형에 대해 “지금 전병우와 김웅빈이 잘 하고 있다. 임병욱도 좀 더 기다리면 합류한다. 좀더 여유를 갖고 확실한 외국인타자를 데려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팀 상위타순은 충분하지 않나. 새 외국인타자에게 맡길 자리는 아무래도 5번 타순이 되지 않을까 싶다. 수비 포지션에 집중하기 보다는 5번에서 잘 칠 수 있는 타자를 찾는다”고 밝혔다.

손 감독은 혹서기를 올해 승부처로 보고 있다.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남들보다 체력소모가 덜한 것을 7, 8월에 적극적으로 살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체력안배가 필요하다. 전병우의 활약을 시작으로 임병욱 복귀, 새 외국인타자 영입 성공 등 톱니바퀴가 절묘하게 맞물린다면 올해도 키움은 한국시리즈에서 정상 대결을 펼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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