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111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가 관객들을 만난다.

3일 오전 영화 ‘소리꾼’(조정래 감독)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소리꾼’은 착취와 수탈로 어수선한 영조 10년, 납치된 아내 간난을 찾기 위해 저잣거리에서 노래하는 소리꾼 학규의 이야기다. 무엇보다 국악계 명창 이봉근과 판소리 고법 이수자 조정래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에 첫 도전하는 이봉근은 소리꾼 학규 역을, 사라진 아내 간난 역은 배우 이유리가 맡아 드라마에서와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와함께 학규의 든든한 조력자는 박철민, 능청스러운 몰락 양반은 김동완이 각각 맡았다. 조정래 감독은 “1993년에 본 임권택 감독님의 영화 ‘서편제’가 내 인생을 바꿨다. 이후 소리를 알게 되고 운명처럼 여기까지 왔다”면서 “연희가 가능한 배우를 모셨고,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했다”며 작품의 완성도에 자신감을 보였다.

대학 시절부터 국악 동아리에서 활동한 조 감독은 정통 판소리 고법(鼓法) 이수자이기도 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전작 ‘귀향’도 판소리 고수(鼓手)로 봉사 활동을 다니며 만난 할머니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시작됐다. 극중 고수 역을 맡은 박철민은 “감독님이 북 치는 걸 너무 좋아하시고 잘하셔서 리딩 때고, 촬영 때고 항상 시범을 보이셨다”며 “제가 주눅이 들어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소리꾼 단체

현재 영화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미루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영화를 소개하는 첫 자리인 만큼 배우 및 감독의 의욕도 넘쳤다. 배우들은 자신의 배역에 대한 설명을 한 뒤 실제 영화속 모습을 재현해 신나는 무대를 보여줬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이유리는 “감독님 때문에 하게 됐다. 감독님께서 저를 오래 지켜봐주셨다고 한다. 아주 신인 때부터 ‘이 배우와 꼭 해보고 싶다’고 해주셔서 저는 어떤 역할이든 상관 없었다.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한 신이 나와도 감독님의 모든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동완은 “실제로 영화 속 북소리 절반이 박철민 선배님, 절반은 감독님이 친 것이다”라며 “저는 소리를 안 한다. 하는 거라고는 ‘얼씨구’ 한 번이었다. 제가 겁이 나서 종로구 낙원동에 계신 사부님께 3주 간 훈련을 받았다. ‘얼쑤’를 해야해서 어깨너머로 구경했다”고 꼼꼼한 사전 준비를 거쳤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정래 감독은 “판소리 판에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소리꾼, 고수, 청중이다. 고수는 소리꾼을 도와 연주도 하고 추임새도 넣는 역할을 한다. ‘소리꾼’이라는 영화에 감독이 고수 역을 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7월 1일 개봉.

whice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