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SK 상대로 14-2 대승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지난달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특급 4번 타자가 경기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화력은 여전했다. 올해 타격의 팀으로 올라선 LG가 KIA 마운드에 폭격을 가하며 6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LG는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13-4 로 승리했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타자들이 모두 안타를 기록했고 교체 출장한 선수들도 안타 행진에 합류하며 20안타를 기록했다. 올시즌 세 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고 지난달 12일 SK와 주중 3연전부터 6번의 3연전을 모두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개막전 승리 후 3연패에 빠지며 주춤했지만 곧바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위를 굳건히 지키며 1위 NC를 지근거리로 추격하는 LG다.

모든 톱니바퀴가 예상대로 맞물려 돌아간 것은 아니다. 외국인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는 2주 자가격리 후유증으로 인해 기대보다 부진하다. 마무리투수 고우석도 개막 열흘 만에 오른쪽 무릎 수술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지난해 LG 마운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투수 3명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상승세의 원인은 이날 경기에서 드러나듯 타격에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LG의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834로 리그 2위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서 계산한 팀 wRC+(조정득점생산력)은 120.9로 리그 1위다. wRC+에는 파크팩터도 포함된다. 즉 LG가 투수친화형 구장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것을 고려한 수식에서 정상에 올라있다는 얘기다. 21세기 들어 LG가 팀 타격지표 상위권에 오른 적은 전무하다. 호성적을 거둔 해에도 타격지표는 중위권에 머물렀다.

◇2000년부터 LG 포스트시즌 진출해 타격지표

2000년: 팀OPS 0.770(5위) 팀wRC+ 100.8(5위)

2002년: 팀OPS 0.717(7위) 팀wRC+ 91.0(7위)

2013년: 팀OPS 0.741(5위) 팀wRC+ 100.9(5위)

2014년: 팀OPS 0.761(9위) 팀wRC+ 95.6(8위)

2016년: 팀OPS 0.779(9위) 팀wRC+ 98.0(8위)

2019년: 팀OPS 0.711(7위) 팀wRC+ 98.8(5위)

[포토]이병규 코치, 저기까지 한 번 맞혀봐!
LG 김민성(왼쪽)과 이병규 타격코치가 지난 3월 29일 오전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훈련 중 외야를 가리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올해 막강 화력의 중심에는 홈런왕 로베르토 라모스를 비롯한 상위 타선이 자리하고 있다.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라모스와 라모스 앞에 위치한 김현수, 채은성이 쉬지않고 장타를 터뜨린다. 그런데 이들만 주역인 것은 아니다. 리드오프 이천웅이 이번주 다소 주춤했으나 이날 KIA전에서 멀티히트로 다시 시동을 걸었다. 1할대까지 타율이 떨어졌던 유강남과 오지환도 이번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둘다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나 공포의 하위타순을 구축할 태세다. 유강남과 오지환 모두 각자의 포지션인 포수와 유격수에서는 상위권 타격지표를 찍어왔다.

야수진 베스트9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백업 선수들까지 타석에서 놀라운 모습을 펼쳐보인다. 백업 포수 이성우는 지난달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개인통산 첫 번째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4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날 3회말 라모스의 부상으로 교체 출장한 김용의 또한 5회초 적시 3루타를 터뜨리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

[포토] LG 라모스, 내가~ 끝냈어!
LG 라모스가 지난달 24일 잠실 kt전에서 9회 끝내기 만루포를 쳐낸 뒤 헬멧을 벗어 농구 점프슛을 쏘는 동작으로 세리머니를 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LG 주요타자 타격 성적

로베르토 라모스: 0.375/0.451/0.831 wRC+ 229.6 10홈런 21타점[홈런, 장타율 OPS(1.264) wRC+ 리그 1위]

김현수: 0.391/0.446/0.576 wRC+ 172.8 1홈런 16타점[2루타(12개) 리그 1위]

채은성: 0.319/0.357/0.516 wRC+ 130.8 4홈런 23타점[타점 리그 공동 2위]

이성우(?): 0.417/0.417/0.917 wRC+ 225.8 [13타석. 규정타석 미달]

물론 이제 23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결승점까지는 121경기가 남았다. 그래도 화력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경기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 호재다. 페넌트레이스는 144경기 전체가 긴밀한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올스타 브레이크 없이 진행되는 올시즌은 특히 그렇다. 타선이 폭발해 완승을 거두는 경기가 늘면 자연스레 마운드가 갖는 부담은 줄어든다. 복귀시 중심타선에 자리할 이형종을 비롯한 대기전력까지 고려하면 첫 한 달 동안 LG가 보여준 모습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릴만 하다. 21세기들어 가장 뜨거운 첫 한 달을 보낸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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