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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만날까요2’전. 제공|룬트갤러리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페인트통, 냄비, 빨간공, 롤러, 쇠사슬 등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두 개의 회전축에 매달린 사물들은 아슬아슬 지나치기도 하고 때론 부딪혀 탁 소리를 내기도 한다. 미디어아트 작가그룹 육칠팔구의 ‘우리 다시 만날까요? 두 번째 이야기’전이다.

키네틱 아트를 통해 ‘만남’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는 작가그룹 육칠팔구는 앞서 ‘우리 다시 만날까요?’전의 두 번째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모터와 연결된 3개의 개별적인 구조물은 어떤 순간에는 부딪침 없이 각자의 궤도를 부드럽게 돌고, 어떤 순간에는 부딪혀 마찰음을 낸다. 이 부딪힘으로 인한 진동이 구조물의 궤도와 속도에 영향을 미쳐 또 다른 예기치 못한 부딪힘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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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만날까요2’전. 제공|룬트갤러리

육칠팔구의 장희재 작가는 “이 구조물은 서로의 반응에 공명하기도 하고, 간혹 엉키기도 하면서 돌아간다. 우리의 삶 속 다양한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은 매일 변화 없이 반복되는 듯 보이지만, 우리를 둘러싼 이들과의 만남에 의해 순간순간 다채로워지고 풍성해진다. 아주 찰나의 낯설고 우연한 만남이 서로에게 자극을 줘 각자의 일상에 크고 긴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삶 속에서의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만남과 스침, 사라짐의 순간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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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만날까요2’전. 제공|룬트갤러리

이야기를 듣고 보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사물들은 어쩌면 사람의 모습을 닮았다. 페인트통처럼 크고 둥근 마음을 가진 사람이나 빨간 공처럼 단단한 사람, 냄비처럼 타인을 변화시키는 사람…. 나의 모습을 사물에 대입시켜 상상해보는 재미를 전해준다.

회전은 50분 진행되고 10분간 멈추도록 세팅돼있다.

육칠팔구 장희재 작가는 “어느 타임에 보느냐에 따라 부딪히는 걸 볼 수도 있고 못 볼 수도 있다. 세명이 전시를 본다면 다 다른 진동과 소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작가그룹 육칠팔구는 2015년 60년대, 70년대, 80년대, 90년대생이 모인 컴퓨터 언어 스터디그룹에서 출발했다. 현재 장희재, 이정훈 작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물이나 현상을 새롭고 낯설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꾸준히 시도하겠다는 포부다. 전시는 30일까지 룬트갤러리.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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