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항석 (2)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뚱뚱하지만 행복하다’는 블루스 뮤지션 최항석에게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아직 많은 이가 ‘난 뚱뚱해’를 부르는 모습으로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를 접하고 있지만 그가 가진 것과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는 극히 일부분이다.

최항석은 현재 한국 블루스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며 대중과 많은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뮤지션이다.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는 2018년 발표한 첫 데뷔 앨범 ‘굿 맨 벗 블루스 맨’의 타이틀곡 ‘난 뚱뚱해’가 2019 한국 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노래 부분에 후보로 오르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네이버 온스테이지,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또 최근에는 싱글 ‘노 모어 워리 블루스(No more Worry Blues)’를 통해 ‘난 뚱뚱해’와는 또 다른 최항석의 매력을 담았다.

얼마 전 마주한 그에게 블루스의 전설 비비 킹(B.B. King)이 연상된다는 말에 “영광”이라며 수줍어 하며 “비비 킹이라고 말을 해주고 비교해 주시면 기쁘고 가슴이 뜨거워지는데 ‘제가 감히’라며 창피할 정도다, 한국에는 저 같은 스타일이 없는데 미국에는 많다”며 쑥스러워 했다.

“나는 명작을 생각하거나 음악적으로 어려운 것을 생각하지 않고 내가 만들면서 즐거운 것만 하고 있는데 운이 좋았다. 그리고 나는 계속 배우고 즐겁게 할 것이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음악하는게 자랑인데 웃기는 것, 그런게 아니라 내가 좋은 것을 할 것이다. 평생 음악할 것이기에 일희일비하지 않하고 늙을때까지 음악하는게 목표”라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푸들푸들블루스’ 뮤직비디오에서 신촌블루스 엄인호는 “형님, 제가 블루스를 어떻게 해야할까요”라고 묻는 최항석에게 “다 버려야지, 여타까지 갖고 있던 모든 것들을...”이라는 답을 던진다. 최항석이 생각하는 블루스는 무엇일까. “행복과 슬픔이 공존한다. 블루스 자체가 음악적인 부분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정서는 기쁨과 슬픔이 오묘한 선을 타야한다. ‘뚱뚱해’도 사실 슬픈 노래인데 한국과 미국이 다른 부분은 미국은 공존한다면 한국은 슬픔에 치우쳤다. 그리고 두번째는 블루스는 춤이 춰져야 하는데 ‘푸들푸들 블루스’는 발라드 인데도 이렇게 어깨가 들썩인다.”

이어 그는 “미국 멤피스에 본사가 있는 블루스 파운데이션은 블루스의 오리지절을 보존하고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발전시킨다. (한국은)외국에서 보면 블루스가 아닌 것이 많고 블루지한 음악을 블루스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김)목경형은 미국 블루스 시장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이기도 하고 한국적인 블루스를 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항석 (5)

최항석은 블루스의 저변 확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점점 메인스트림으로 올리는 방법을 힙합 등을 보면서 배우고 연구하고 있다. 음악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건 사실 거짓말쟁이다. 전세계에서 밴드를 하며서 돈을 버는 건 삼십만분의 일 정도다. 밴드 윙어와 화이트스네이크의 기타리스트 랩 비츠(Reb Beach)도 투어를 안돌때는 페이트공이다. 하지만 블루스는 일을 하다 퇴근해서 할 수 있는 생활음악이다. 누구나 소극장에 와서 잼을 하고 놀수 있다. 장담하는데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도 3개월동안 나와 함께 하면서 한곡은 잼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최항석은 2017년 말 블루스소사이어티 설립해 한국 지부장도 역임하고 있다. 2018년부터 매년 ‘서울블루스페스티벌’도 개최하고 있고 세계 블루스대화(IBC· International Blues Challenge)에 한국 대표를 선발해 보내고 있다.

“고문이신 김목경 형님의 권유로 시작하게됐다”던 그는 “비영리 단체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서울시와 바른음원 협동조합(대표 신대철) 등 주위 도움을 받아 ‘서울블루스페스티벌’을 개최하고 블루스를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다. 블루스 클럽을 운영했는데 일부 함부로 하는 관중의 문제로 소규모 공연장을 만들었다. 클럽과 소극장을 합치면 2년여간 260여회 공연을 하면서 수 많은 블루스하는 사람을 발굴했다. 이제 강릉·대구 등 전국에 지부들이 생기는데 대표를 넘겨줄 생각밖에 없다”며 미소지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들이 공격도 많이 하고 서로 적대시하면서 상처도 많이 주고 받는다. 잘 뉘우치지도 않고 용서도 잘 안해줘서 다들 힘든 것 같다. 힘들게 돌아가지만 시간이 다 해결해주니 훌훌 털어버리고 조금 더 푸들푸들하게 내려 놓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C2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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