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항석 (7)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뚱뚱하지만 행복하다’는 블루스 뮤지션 최항석에게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아직 많은 이가 ‘난 뚱뚱해’를 부르는 모습으로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를 접하고 있지만 그가 가진 것과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는 극히 일부분이다.

비틀스와 롤링스톤즈를 즐겨들으며 락을 좋아하던 청년은 90년대 중반 블루스를 현지에서 접하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다양한 팀에서 활동하면서 매주 공연을 하던 그는 2015년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를 결성한 후 2018년 첫 데뷔 앨범 ‘굿 맨 벗 블루스 맨’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음악에만 집중하게 됐다.

“예전에 라이브 클럽 ‘리더스’가 있었는데 신대철, 김도균, 사랑과 평화 같은 형님들이 연주하면서 노는 공간이다. 놀러갔는데 절 이쁘게 봐주셨고 (김)목경형이 앨범을 내라고 해서 방향을 돌렸다. 이경천, 엄인호, 김병호 형님 들도 밀어주시고 어디가서도 이야기 한번 더 해주셨다.”

첫 앨범 타이틀곡 ‘난 뚱뚱해’는 2019 한국 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노래 부분에 노미네이트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는 네이버 온스테이지,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블루스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처음으로 공연장이 빡빡하게 찼을때 다. 매번 두세명, 열명 있다가 온스테이지 나온 다음에 공연장이 연속으로 매주 찼다. 사람들이 따라부는 것을 보고 ‘이 맛에 음악하는 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라이브를 잘 못했다. 원래 공연에서는 마음대로 막 뱉고 대화하면서 노는데 그런 것을 못해서 아쉬웠다. 조금 더 잘 할 걸이라는 것 밖에 없는데 너무 행복하고 재미 있었다.”

최근 발표한 싱글 ‘노 모어 워리 블루스(No more Worry Blues)’는 ‘난 뚱뚱해’와는 또 다른 최항석의 매력을 담았다. 그는 “‘난 뚱뚱해’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나오면서 잘됐고 행복하지만 그것으로 마무리를 한 것이다. 1집에서도 ‘난 뚱뚱해’와 ‘망해’ , ‘푸들푸들 블루스’가 다 다르고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계속 꾸준하게 던져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싱글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은 미국 미시시피주 클락스데일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블루스 아티스트 루시우스 스필러(Lucious Spiller)가 피처링 보컬과 기타연주, 편곡으로 참여했다. 또 신촌블루스 엄인호와 함께한 1집 ‘푸들푸들 블루스’도 리마스터링해 수록했다.

최항석은 “루시우스 스필러는 전주에 있는 판소리 무형문화재라고 보시면 된다. 블루스가 태동 된 클락스데일에서 독보적이고 아버지 삼촌 등 모두 다 블루스 집안이다. 제가 뉴올리언스, 멤피스, 시카고 등으로 블루스를 들으려고 많이 간다. 가서 같이 잼하면서 만난 분 중 의미 있는 사람이자 대표적인 사람이다. 올 초 가서 노만잭슨밴드(The Norman Jackson Band)와 펠릭스슬림(Felix Slim)과도 함께 작업을 했는데 셋 다 친구다. 앨범을 할 때도 함께 즐기자고 하는 것이지 계산하고 그런것이 없다. 같이 하자 그러면 6시간 차를 타고 와서 같이 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최항석 (4)

또 최근에는 가수 권인하·김바다·호란, 밴드 ABTB 보컬 박근홍 등 국내 뮤지션 27명이 모여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크라운 포 코리아’(Crown for KOREA)에도 목소리를 담았고 힙합 뮤지션 딥플로우의 정규앨범 ‘파운더’(FOUNDER)의 타이틀곡 ‘500’에도 참여했다.

“‘크라운 포 코리아’는 워낙 유명한 감독님과 프로듀서들이 불러주신 것만해도 영광이다. 좋은 뜻이라는 걸 알고 형님들의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딥플로우는 먼저 연락을 줬는데 그 친구의 지시대로 열심히 했다. 엄청난 사람이고 대단하다. 앨범이 모두 1960~1970년대 리얼악기를 사용하고 연주했다. 음악에 대한 연구도 많고 잘하는 사람인데 내 앨범에도 품앗이로 해주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싱글은 최항석과 부기몬스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이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한편 더 많은 신곡을 기대하게금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정규앨범 발표전에 김목경, 엄인호, 타미 킴 등 30여명의 기타리스트와 함께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6월까지 8곡을 풀 앨범을 만들어내서 내는 것이 계획이었고 작업 중”이라던 그는 “‘블루스 브라더 빅쇼’라는 노래를 만드는 내가 좋아하는 블루스 기타리스트를 총집합하려고 한다. 녹음을 진행 중인데 진짜 간단한 가사와 멜로디에 그들의 기타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미국에서의 활동도 살짝 공개한 최항석은 “미국에서 함께하는 밴드를 만들었고 내년 1월에 현지 공연을 시작으로 같이 하기로 해서 기대하고 있다. 한국 활동도 있고 미국 활동도 하는 것이 꿈인데 안되더라도 실망을 하진 않을 것이다”이라며 “한국에서는 저의 갈 길은 디너쇼다. 앞서 60석 규모로 두번의 경험이 있는데 호텔이나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음악을 하고 싶다”며 특유의 웃음을 선보였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C2K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