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2003년 7월 5일 경기도 가평 현리의 한 훈련소에서 퇴소한 박지성의 모습. 정확한 경례 자세가 돋보인다.가평 | 최승섭기자

사진 한 장에는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인물의 삶과 굴곡, 환경, 시대 배경까지 알고 보면 더 흥미롭다. 스포츠서울은 1985년 창간 이래 35년간 현장에서 담은 스포츠 스타들의 다양한 과거 사진을 데이터베이스를 뒤져가며 확보했다. 쉽게 볼 수 없는 스타의 ‘원픽(One Picture)’을 공개한다.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2002 한일월드컵 당시 성적만큼이나 큰 관심을 끈 사안은 선수들의 병역 문제였다. 16강 진출을 확정한 후 주장이었던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격려차 드레싱룸을 방문한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병역을 미필한 선수들의 군복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건의한 일화는 유명하다. 김 대통령은 “축구발전을 위해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국방부장관과 상의해 잘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답했는데 결국 정부 논의를 통해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됐고, 박지성을 비롯한 미필 선수들은 혜택을 받게 됐다.

병역 혜택을 얻은 박지성은 월드컵이 끝나고 1년 후인 2003년 6월9일 훈련소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최근에는 혜택을 받아도 20대 중후반을 꽉 채워 훈련소에 입소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당시 박지성은 만 22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훈련을 마쳤다. 사진은 4주 뒤인 7월5일 퇴소 장면으로 박지성의 이름표와 이등병을 의미하는 작대기 하나가 눈에 띈다. 갓 훈련소에서 퇴소한 이등병답게 경례 자세도 정확하다. 전투모 오른쪽 끝에 위치한 손가락과 휘어지지 않고 뻗은 손목, 그리고 우렁차 보이는 입 모양에서 군기를 느낄 수 있다. 군대에서 흔히 쓰는 ‘야전교범(FM, Field manual)’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현재 한국 최고의 축구 스타인 손흥민은 이달 20일 제주도 해병대 9여단 훈련소에 입소해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손흥민도 퇴소 시 박지성처럼 확실한 경례 자세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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