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 출처|게이츠SNS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제 말을 못 믿겠으면 톰 행크스에게 물어보세요.”

지난달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써달라며 무려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기부해 화제를 모았던 세계 최고 부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장문의 공개서한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중국 우한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24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32만명의 확진자와 1만43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는 21세기 최악의 바이러스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빌 게이츠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실제로 무엇을 가르치는가’라는 글을 통해 “우리가 잊어버린 것처럼 보이는 중요한 교훈이 여기에 있으며, 그것을 배울지 말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는 문화, 종교, 직업, 빈부, 명성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 질병은 우리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고 있다. 내 말을 못 믿겠다면 톰 행크스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톰 행크스 부부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할리우드 스타들 중 최초의 확진이었지만, 이후 숱한 배우들의 확진소식이 들려와 바이러스의 보편성을 새삼 실감케 했다.

그는 또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고, 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 바이러스는 여권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세워놓은 잘못된 경계는 거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면서 “또한 소비에 매몰된 세상 사람들을 단기간 제압해 우리를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휴지 사재기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금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나이가 많거나 아픈 사람을 서로 돕는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화장실롤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또한 바이러스는 우리의 가족과 가정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등한시 해왔는지를 상기시켜준다. 우리를 다시 강제로 집으로 데려와 집을 재건하고 가정을 결속시켰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러스가 멈춰놓은 세상 위에서 우리가 돌아볼 것들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든 바이러스가 세상을 멈춰세울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우리는 서로 협력하고 나누고 지원할 수도 있고, 이기적으로 스스로만 보살필 수도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가 실수로부터 배우는 반성과 이해의 시간일 수도 있고, 우리가 의도한 교훈을 마침내 배울 때까지 계속되는 주기의 시작일 수도 있다”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빌 게이츠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멤버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앞으로 건강, 교육,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돕는데 자신의 시간을 보다 많이 쓰겠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빌앤멀린다 게이츠재단’을 통해 국제적 보건의료 확대와 빈곤 퇴치 등에 앞장서고 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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