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마요르카에 입단한 기성용. 출처 | 마요르카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한국 축구의 캡틴이었던 기성용(31)의 도전이 시작된다.

기성용은 이번 겨울 유럽 무대에서 활동을 접고 귀국해 남은 선수 생활을 안정적으로 보내려고 했다. 지난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FC로 이적하며 유럽 생활을 시작한 기성용은 지난 11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을 거치면서 활약했다. 동양인으로서 타국에서 활약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문화와 동양인에 대한 편견 속에 팀에 적응하기란 쉬운 게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경쟁과 스트레스의 연속에서 11년을 보낸 만큼 기성용도 고국에서 편하게 축구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달 뉴캐슬과 상호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한 뒤 친정팀 서울로 복귀를 시도했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전북으로 선회하는 방법도 고려했으나 지난 2009년 해외 진출시 맺은 위약금 조항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국내 복귀를 포기할 수밖에 없던 기성용은 재차 도전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스페인 라 리가 마요르카와 오는 6월30일까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안정적인 계약을 내미는 카타르, 미국을 비롯해 스페인 세군다 디비시온(2부)의 우에스카 등으로 향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성용은 강등권이지만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스페인 최정상 리그에서 뛰는 것을 택했다.

기성용의 선택은 한국 축구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리그 유턴 과정에서도 기성용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후발 주자들이 국내 복귀에 큰 어려움 없는 문화를 만드려 했다. 지난해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기성용은 태극전사들의 주장이었다.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인물인 만큼 기성용을 동경하는 후배들도 많다. 비록 K리그 복귀가 무산되긴 했으나 기성용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

스페인 무대를 선택한 기성용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다. 더구나 그가 입단한 마요르카는 26일 현재 라 리가 18위로 강등권에 놓여 있다. 잔여 시즌 13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기성용은 이번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그는 “팀이 라 리가에 잔류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다소 어려운 상황이지만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도전이 성공으로 끝날지, 실패로 맺어질지 모르는 일이지만 축구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그의 행보는 한국 축구 후배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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